뮤지컬은 춤과 노래뿐 아니라 연기까지 3박자가 고루 맞아야 소화할 수 있는 무대. 그들에겐 일종의 도전이지만 관객과 직접 만나는 자리를 통해 건재함을 보여주기 위한 선택이다. SES의 바다, 핑클의 옥주현 등 여자 아이돌 그룹에서 가창력을 인정받은 보컬들은 이미 뮤지컬계에서 주역으로 입지를 다졌다. 여기에 김준수, 태연, 온유 등을 그룹 활동과 동시에 뮤지컬 무대에서 활약하며 티켓파 워를 입증했다.
스타마케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갈수록 커지는 뮤지컬 시장에서 한정된 배우의 틀을 벗어난 선택은 다양성의 의미를 갖는다. 그룹 해체 이후 군대 등 공백기를 가졌던 1세대 아이돌 멤버들이 무대에서 맡은 역할을 잘 소화해내며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데니안, 문희준, 김동완 <사진 왼쪽부터> |
문희준과 김동완은 뮤지컬 데뷔 무대로 각각 ‘오디션’과 ‘헤드윅’을 택했다. 두 작품 모두 밴드와 함께하며 음악 비중이 큰 뮤지컬. 다음달 3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뮤지컬 ‘오디션’에서 문희준은 밴드 복스팝의 리더 최준철 역을 맡았다. 문희준은 지난달 뮤지컬을 본 후 먼저 출연의사를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개 오디션을 본 후 캐스팅된 문희준은 “직접 무대 위에서 연기하며 연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기쁘다”며 “노래와 기타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완의 변신은 보다 파격적이다. 최재웅, 조정석, 김재욱과 함께 뮤지컬 ‘헤드윅’에 캐스팅된 김동완은 다음달 14일부터 KT&G 상상아트홀 무대에 선다. 남성적인 이미지가 강한 김동완이 실패한 트렌스젠더 록 가수의 이야기에 어떻게 녹아들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공연 제작사 측도 “겉으로 보이는 남성적인 이미지와 그 안에 있는 섬세함 때문에 캐스팅했다”며 “김동완이 캐릭터와 연기 분석에 몰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