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악축제’ 예술의전당서 20일까지
서울시향·부천필·부산시향 등전국 18개 오케스트라 참여
말러·리스트로 깊이 더하고
쉴리 아시아 초연도
중견연주자부터 라이징 스타까지
솔리스트들도 기대만발
봄의 교향악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스무날 동안 울려 퍼진다. 올해로 스물세번째를 맞는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가 클래식의 봄을 알린다. 1일 정명훈이 지휘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개막 연주부터 20일 부산시립교향악단의 폐막 연주까지 전국 18개 교향악단의 향연이 펼쳐진다. 1989년 예술의전당 음악당 개관 1주년 기념으로 첫 막을 올린 이후 22년간 지역의 벽을 허물어온 교향악축제는 올해도 다채로운 레퍼토리와 함께한다.
▶어떤 작품 들을까=올해 말러 서거 100주년, 리스트 탄생 200주년을 맞은 만큼 말러와 리스트의 작품으로 의미를 더한다. 아시아 초연될 쉴리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8일 부천필의 객원지휘를 맡은 이윤국 교수는 말러 서거 100주념을 기념해 ‘Frammento lugubre’를 작곡해 이번 축제에서 첫 선을 보인다. 음울한 분위기를 플루트 독주로 표현한 이 곡은 이탈리아어로 ‘토막’이라는 뜻의 ‘Frammento’, ‘장례’와 ‘어둠’을 동시에 의미하는 ‘Lugubre’로 말러의 음악세계를 대변한다. 울산시립교향악단(11일)과 제주도립제주교향악단(16일)은 말러 교향곡 제5번을 연주한다.
9일 수원시향은 리스트의 ‘파우스트’ 교향곡을 무대에 올린다. 1악장 ‘파우스트’, 2악장 ‘그레첸’, 3악장 ‘메피스토펠레스’라는 표제를 붙여 인물의 성격을 묘사한 작품. 결국 선과 악은 명확하게 분리될 수 없다는 리스트의 해석이 돋보이는 마지막 3악장은 테너 박현재 교수와 수원시립합창단, 그란데 오페라 합창단이 협연한다.
이번 교향악축제에서는 오스트리아의 작곡가이자 오르가니스트 쉴리가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2006년 작곡한 ‘포켓사이즈 교향곡’을 KBS교향악단(13일)이 초연한다. 이 밖에 이만방의 ‘아버지의 노래’, 이인식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문경새재’, 김지향의 ‘범패승의 위한 콘체트토’ 등 창작곡의 초연도 관심을 모은다.
▶어떤 연주자 볼 수 있나=좋아하는 프로그램이나 악단으로 볼 공연을 고를 수 있지만 솔리스트의 면면을 보고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국 음악계를 이끌어가는 중견연주자부터 젊고 실력있는 차세대 아티스트까지 만나볼 수 있는 폭은 넓다.
5일엔 1세대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 한예종 교수가 포항시향과 협연무대에 서고, 7일엔 미국 줄리어드 음대 교수로 올 가을 취임하는 강충모 한예종 교수가 성기선 지휘의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3번을 연주한다. 9일엔 이경숙 연세대 명예교수가 김대진 지휘의 수원시립교향악단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선보인다.
세계로 무대를 넓혀가고 세계에서 이미 활약 중인 젊은 연주자는 한국 클래식의 현재를 보여주고 미래를 가늠케 한다.
차세대 바이올리니스트로 꼽히는 클라라 주미 강이 2일 강남심포니와 협연무대를 갖는 데 이어 14일엔 2008년 프랑스 롱-티보 국제 콩쿠르 1위를 차지한 신현수가 KBS교향악단과 호흡을 맞춘다.
17일엔 미국 뉴저지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활발히 활동 중인 첼리스트 백나영이 ‘첼로 협주곡의 제왕’으로 꼽히는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을 관객에게 선사한다. 덴마크 국립교향악단에서 악장을 맡고 있는 홍수진, 첼로 수석 홍수경 자매의 공연도 기대를 모은다. 19일 브람스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2중 협주곡을 금난새가 이끄는 인천시립교향악단과 연주해 보인다. 2006년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수석 비올리스트로 임명된 장중진은 20일 베를리오즈의 ‘이탈리아의 해롤드’를 협연하며 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