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7명의 작가가 개인 혹은 팀을 이뤄 각각 하나씩 제공된 전시장 전체 공간을 활용한 파격적인 설치작품을 선보인 이번 전시는 작품과 공간에 대해 이채로운 해석을 하고 있다. 불특정한 공간의 일부를 분리시켜 특정한 목적을 갖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벽’의 속성을 매개로 작품과 공간의 새로운 합일을 모색하고 있는 것. 작품이 벽이 되고 때론 벽이 작품이 되기도 하는 셈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출품 작가들은 이번 전시의 미학적인 지향점과 전시의 시공간적 요소를 수용한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장소와 공간을 새롭게 해석하는 미니멀한 작품으로 주목을 받아 온 박기원은 이번 전시에서 ’북극’(North Pole)이라는 작품을 통해 빈 공간을 주재료로 하는 벽을 형성, 원래의 기능과 기능적 용도로 바뀌어 버린 모습의 중간지대에 자리 잡음으로써 새로운 공간과 공간을 잇는 새로운 시점을 보여주고 있다.
김승영과 오윤석은 국립현대미술관 기무사에서 선보였던 벽돌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장소에서 기인하는 개념적 속성들과 그것에 조우하는 작가의 감정이나 정서의 영역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또 지하루와 그라함은 가상공간, 중간공간, 실제공간을 통해 관람객에게 수동적 입장을 벗어나 행위자로서 전시장 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작품 속 생태계와 상호작용의 패턴을 발견하고 변형을 시킬 수 있게끔 공간을 구성했다.
이외에도 이승애는 연필만으로 그려낸 몬스터를 통해 관객들을 새로운 행성으로 이동시켜 놓으며, 박기진과 임승천은 공간과 벽이 주는 무형적이고 무기적인 가치에 ‘숨쉬는 벽’ 이라는 소재로, 숨을 불어 넣어 유형적이고 유기적인 가치를 만들어 냈다. 문의는 02-425-1077
<사진은 박기원 ’북극(North Pole)’(2011), 혼합재료/김승영,오윤석 ’벽(Wall)’(2011), 파벽돌,사운드장비/박기진,임승천 ’숨쉬는 벽(Breathing Wall)’(2011), 혼합재료>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