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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슬 퍼런 종이의 정신 詩에 담다
“종이 시집을 내보는 것이 오랜 꿈이었다. 그런데 종이가 사라진다는 목소리가 커져 갔다. 종이가 죽었다는 말도 나왔다. 마음이 급해졌다. (중략) 나는 인간의 선한 본성, 그 아름다움에 종이라는 사물을 대면시켜 보고 싶었다.”

인간의 역사와 뗄 수 없는 종이는 시인의 말대로 인간의 본성을 비추는 거울이다. “서슬 푸른 종이의 정신은 사람들의 변절 앞에서도 번뜩이고, 종이는 펜의 끝을 그 심장의 뛰는 맥박으로 받아들인다.” 등단 47년 신달자 시인이 미발표 신작시 76편을 모아 종이의 길을 펼쳐보였다. 시인은 모든 사물을 종이로 바꿔놓는다. 여름 나뭇잎은 바탕이 너무 진해서 붓을 밀어내는 진초록 종이고, 파도는 마구잡이로 구겨놓아도 다시 일어서고야 마는 푸른 종이다. 종이에 대한 시인의 뜨거운 펄떡임이 사물들의 본성마저 일깨운다.



종이 ┃ 신달자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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