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는 김수로, 문근영, 강혜정, 송일국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활약해온 배우들의 연극 데뷔가 잇따랐다.
올해는 정보석, 송승환뿐 아니라 예지원, 박칼린 등 무대로 돌아오는 배우들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처음 연극 출연을 결심한 배우들에게 무대가 ‘도전’이었다면 돌아온 배우들은 ‘치유’와 ‘인연’, ‘인상’과 ‘초심’ 등 저마다 이유도 제각각이다.
지난 1월 연극 ‘민들레 바람되어’ 공연을 앞두고 정보석은 드라마 ‘자이언트’ 조필연에서 벗어나려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드라마와 달리 연극에서는 평범한 은행원이자 어린 딸의 아버지로 무대에 섰다.
그는 “날선 역할을 오래 하다보니 예민해졌다”며 “예전 이 작품을 보고 울고 웃었던 기억이 떠올라 내 자신을 치료받기 위해 선택했다”고 말했다.
PMC프러덕션 대표로도 바쁜 배우 송승환〈사진〉이 ‘갈매기’ 무대에 서는 것은 이해랑, 이원경 등과 함께 한국 근대극 연출 3대 거목으로 꼽히는 지촌(芝村) 이진순 선생과의 인연 때문이다.
이진순 연출의 ‘학마을 사람들’에서 봉남 역으로 연극 무대에 데뷔한 송승환은 고인의 유작이 된 1983년판 ‘갈매기’에도 출연했다.
송승환은 다음달 12일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되는 ‘갈매기’에서 남자 주인공 ‘뜨리고린’ 역을 맡았다.
연극 무대에 대한 갈망과 내공이 필요한 캐릭터에 대한 갈망으로 예지원은 10년, 박칼린은 20년이라는 ‘무대 공백’도 극복했다.
1991년 연극 ‘여자의 선택’ 이후 오는 11월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로 20년 만에 배우로 무대에 서게 된 박칼린은 캐릭터에 푹 빠져 일찍부터 우울증에 걸린 엄마 역에 눈독을 들여왔다. 그는 “감정폭과 소화할 수 있는 음역대, 기술적인 부분이 다 맞는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다음달 29일 로맨틱 코미디 연극 ‘미드 썸머’에서 골드미스 변호사 역을 맡은 예지원은 기타 연주까지 선보인다. “소극장에 들어설 때마다 울컥 할 정도로 연극을 사랑한다”는 그는 “출발은 연극”이라며 “극단에서 단역을 맡으면서 배우를 동경하던 나의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