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뮤지컬은 추억을 먹고 산다. 1960년대부터 90년대까지 다양한 음악을 끌어내는 뮤지컬들이 이 시대와 소통하는 요령은 그 음악들을 모를 법한 젊은 배우들을 내세우는 것.
이들이 앞장서 향수에 젖고 싶은 중장년층뿐 아니라 뮤지컬의 주 관객인 20대 여성들까지 객석으로 불러오고 있다.
지난 20일 막이 오른 뮤지컬 ‘광화문연가’가 공연된 서울 세종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앞엔 축하화환과 기부 쌀포대들이 줄지어 섰다.
주인공 ‘상훈’ 역을 맡은 송창의와 ‘현우’ 역의 김무열, 그리고 ‘지용’ 역으로 뮤지컬에 데뷔하는 그룹 비스트의 멤버 양요섭 등의 팬이 보낸 선물이다. 그들의 노래와 움직임에 크고 즉각적인 호응을 보이는 10, 20대 관객들은 공연에 활기를 더했다.
‘광화문연가’의 이지나 연출은 “이 작품이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으면 좋겠다”며 “ (양)요섭이가 청소년 관객을 불러들였으면, 그로 인해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를 많이 알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광화문연가’와 마찬가지로 기존 곡들로 이야기를 엮은 주크박스 뮤지컬 ‘젊음의 행진’도 80, 90년대 노래들을 끌어오지만 배우 김지우, 천상지희 더그레이스의 선데이뿐 아니라 ‘훈남’ 김산호와 ‘드림하이’에 출연했던 전아민 등이 출연한다.
80년대 최고의 인기 쇼 프로그램 ‘젊음의 행진’에서 제목을 가져오면서 그 당시 태어난 배우들을 무대에 올린 것.
이승철의 ‘마지막 콘서트’, 현진영의 ‘흐린 기억 속의 그대’, 김건모의 ‘핑계’, 신해철의 ‘그대에게’ 등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이 좋은 노래들을 부르는 20대 배우들을 통해 소통하고 관객과 눈높이를 맞춘다.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공연하는 ‘천변카바레’〈사진〉는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간다.
60~70년대 클럽음악들은 일본 문화와 서양 문화가 혼재돼 있던 당시 사회상도 반영한다. ‘안개 낀 장충단 공원’ ‘돌아가는 삼각지’ 등 올해 40주기를 맞는 가수 배호를 최민철, JK김동욱이 연기한다.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