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망언의 주인공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일본 도쿄도 지사의 ‘천벌’ 발언은 대지진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열도를 더욱 들끓게 만들었다.
14일 AP통신과 마이니치신문 인터넷판에 따르면 이시하라 지사는 이날 자국에서 발생한 대지진을 ‘천벌’이라고 비유하며 “일본인들이 탐욕스러워졌다. 이번 지진해일(쓰나미)을 이용해 탐욕을 한번 씻어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시하라 지사의 발언은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소설 ‘일식’으로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소설가 히라노 게이치로는 한국어 트위터를 통해 “‘천벌’ 따위 있을 리가 없지. 그런 말하는 본인부터가 저 나이까지 저렇게 멀쩡하니까.”라고 그의 망언에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히라노 게이치로는 또 트위터로 소통하는 지인이 “그런 발언을 하는 사람이야말로 ‘탐욕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든다”는 말에 “전형적인 현상이죠. 경박한 행동을 하는 인간이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어필하기 위해 세간의 경박한 풍조를 집요하게 공격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라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시하라 지사는 임기 4년인 도쿄도 지사를 3기째 연임하고 있는 극우 정치인이다. 다음 달로 예정된 도쿄도 지사 선거에 출마해 4선에 도전할 계획이지만 일본의 ‘핵무장’ 주장은 물론 ‘한국이 원해서 일본과 합병했다’는 등의 망언으로 주변국들의 비난을 사며 ‘망언 정치인’으로 불리고 있다.
‘천벌’ 망언과 관련 이시하라 지사는 15일 하루 만에 발언을 철회했다. 이시하라 지사는 이날 “대지진은 천벌이라는 말이 이재민, 국민 그리고 도쿄도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기 때문에 발언을 철회하고 깊이 사과한다”고 전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