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방방곡곡을 누비며 신토불이 산해진미를 찾아 나선 허영만의 ‘식객, 팔도를 간다’(김영사)시리즈 두번째 ‘서울편’이 나왔다. 설렁탕, 궁중 떡볶이, 닭한마리, 장김치, 신선로, 두텁떡 등 대표적인 서울음식의 조리과정을 스토리텔링으로 흥미롭게 담았다.
600년 이상된 수도인 서울 음식의 정수는 궁중음식.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식재료들을 복잡하게 사용하고 다양하게 양념을 스며 간은 짜거나 맵지 않은 중간 정도를 유지하는게 특징이다.
서울 음식의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설렁탕. 점심 때 간단하게 뚝딱 먹을 수 있는 요리라고 만드는 과정이 단순한 건 아니다. 한마디로 까다로운 여자를 상대하는 것처럼 공이 많이 들어간다.
적은 양을 만들면 맛이 안나기때문에 대형가마솥에 30킬로그램 이상의 황소머리와 30개월짜리 수소의 사골을 14시간 푹 고아야 한다, 핏물과 이물질 제거는 필수. 양지와 우설을 따로 삶아내 나중에 합치는 등 과정이 만만치 않다.
맛을 결정하는 중요 포인트는 불을 언제끄느냐다. 찬물에 식히면서 떠오르는 기름을 20번까지 걷어내야 맑은 국물을 얻어낼 수 있다.
심심하고 국물 자작한 서울김치, 오매 백단향 사인 초과 꿀을 이용한 접대용 음료 제호탕, 만들기 쉽고 맛은 고급스런 타락죽, 여름 음식의 최고인 민어요리, 푸짐한 서민요리인 칼국수까지 군침도는 음식이 한 상 가득하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