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가 소설을 읽는다. 지금은 곁에 있지 않은 작가를 추억으로 되새기는 무대다. 지난 1월 타계한 소설가 박완서를 추모하기 위한 낭독 공연이 오는 15일부터 4월 1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 무대에 오른다. ‘배우가 읽어주는 소설’이라는 상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선돌극장과 극단 이루가 준비한 ‘박완서, 배우가 다시 읽다’ 공연이다. 성기웅 연출의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은 강애심, 천정하 낭독으로, 하일호 연출의 ‘그리움을 위하여’는 김지영, 김연진 낭독으로 진행된다.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은 지난 1988년 작가가 남편을 암으로 떠나 보낸 후 쓴 단편. 폐암을 선고받은 남편의 투병기를 담담한 문장으로 풀어냈다. 또 다른 단편인 ‘그리움을 위하여’는 2001년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으로 70대 주인공이 말하는 노년의 변화를 그린다. 1만원의 티켓 가격에 커피를 무료로 제공한다.
지난달 남산예술센터 공연에 이어 대학로로 장소를 옮겨온 김소진 연작장편소설 원작의 연극 ‘장석조네 사람들’에서는 ‘소진을 추억하는 작가들의 작은 낭독회’를 이어간다. 17일부터 27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는 매회 공연에 앞서 초대받은 작가들이 김소진의 소설을 낭독한다. 이 낭독엔 김연수와 한강, 윤성희 등 후배 소설가들이 번갈아 무대에 올라 낭독으로 공연을 연다.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