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비싼 돈을 들인 뮤지컬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스파이더맨’이 배우들의 부상과 정식 개막 일정 연기에 이어 이번엔 안전장치 미비를 들어 벌금을 부과받았다.
최근 AP,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뮤지컬 ‘스파이더맨(Spider-Man: Turn Off the Dark)’이 미국 직업안전위생관리국(The Occupational Safety and Health AdministrationㆍOSHA)으로부터 심각한 위반 사항에 대해 1만2600달러(14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고 전했다. OSHA 측은 “부실한 무대장치와 안전장비 때문에 배우들은 추락위험에 노출돼 있거나 비행 중에 부딪힐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6500만달러(726억원)에 이르는 제작비가 투입된 ‘스파이더맨’은 뮤지컬에서도 영화에서처럼 도심을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의 모습이 그대로 구현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리허설부터 무대장치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문제가 불거졌고, 4명의 배우가 부상을 당했다. 지난해 말 프리뷰 공연에서는 배우 크리스토퍼 티어니가 10m 높이에서 추락하며 늑골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기도 했다. 이에 미국배우조합에서도 안전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뮤지컬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프리뷰 공연 후 언론에서는 혹평이 쏟아져 나왔다.
‘스파이더맨’은 만화와 영화로 흥행이 입증됐고, ‘라이언킹’으로 토니상을 받은 줄리 테이머가 감독을 맡고 음악은 유투(U2)의 보노와 디에지(The Edge)가 담당하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이어지는 사고와 논란 속에 오는 15일로 확정된 정식 개막 이후에도 순항할지는 의문시되고 있다.
윤정현 기자/h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