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예나 지금이나 바둑애호가와 쟁쟁한 고수가 많다. 바둑을 향한 열기와 기량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조선왕조 500년의 저력이 깔려 있다. 그럼에도 국수의 활동상이 등장한 건 조선후기에 이르러서다. 국수의 전설을 전하는 많은 야담 가운데 흥미로운 것 중 하나가 신출내기 시골 촌뜨기에서 조선 최고의 기사 반열에 오른 정운창이다.
역동적인 시대인 18세기 다양한 끼를 지닌 인물들을 발굴한 저자는 희대의 공연예술가 탁문한을 비롯, 자명종 제작에 삶을 던진 천재기술자 최천약, 18세기 최고의 춤꾼 운심, 화가 최북, 천재 문인 이단전 등 요즘 말로 프로, 전문가라 불릴 만한 이들을 발굴, 조명한다. 이들에게 저자가 붙인 이름은 ‘벽광나치오(癖狂懶痴傲)’. 어느 하나의 세계에 미친 이들의 드라마틱한 삶이 18세기 문화지평의 풍요로움을 보여준다.
벽광나치오 ┃ 안대회 ┃ 휴머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