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세계적 가구 디자이너 핀 율(Finn Juhl)과 한국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화가 국대호가 만났다. 가구 디자이너와 화가. 생소하면서도 신선한 조합이다. 관객에게 이 두 아티스트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덴마크 출신 핀 율(1912-1989)은 원래 건축가다. 이런 그가 가구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1950년대 트리엔날레(Triennale∙디자인박람회)에서 5개의 골드메달을 휩쓸면서 부터다. 1951년엔 뉴욕 UN 본부의 신탁통치이사회실(Trusteeship Council Chamber)의 인테리어 디자인의 호평으로 이른바 ‘데니쉬 모더니즘’을 세계에 알리는 거물로 자리잡았다.
국대호는 도시의 빛을 담는 작가로 유명하다. 뉴욕, 파리, 로마 등 전세계 유명도시를 색과 빛으로 이루어진 추상적 형태로 담아낸다. 국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나의 작업은 보는 이의 시각적인 측면에서도 적극적 참여를 이끌어낸다. 왜냐하면 아웃포커스 된 작업은 보는 이의 망막에서 지각적으로 초점이 맞추어지기 때문이다. 색과 빛으로 이루어진 추상적 망점의 몽환적 세계 속에서 어느덧 구현된 무한한 색의 변위, 순간 드러나는 형태의 출몰, 원근이 강조된 대범한 구도와 더불어 강한 색감의 대비로 인해 사진에서는 찾을 수 없는 따뜻한 느낌과 회화적인 맛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고 밝혔다.
전시를 기획한 아뜰리에 아키의 관계자는 “세계적인 가구 명장의 작품과 현대적 감각의 예술작품이 어울려진 공간은 디자인이냐 예술작품이냐를 떠난 신선한 미감을 선사할 것이라 생각한다.” 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핀 율의 가구는 상설전으로 진행되지만 국대호의 작품과 함께하는 전시는 2월 10일부터 4월 6일까지다. 장소는 청담동 가구갤러리 ‘SAFI’.
한석희 기자 / hanimom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