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에 대한 국제사회의 퇴진 압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반정부 세력이 카다피 턱밑까지 진격해왔다. 반정부 시위대는 수도 트리폴리 인근 자위야를 비롯 서부 지역 다수의 도시를 장악했으며, 리비아 제2도시 벵가지에는 반정부 체제가 들어섰다.
27일(현지시간) 수도 트리폴리에서 50㎞ 떨어진 자위야 지역은 반정부 세력의 손에 넘어갔다. 자위야는 트리폴리에서 가장 가까운 인구 밀집 지역이다. AP통신은 거리 곳곳에 불에 탄 차량들과 카다피를 ‘대량학살자’라고 비난하는 낙서들이 목격됐고, 경찰서와 관공서도 불에 탔다고 전했다. 그밖에 날루트 지역을 포함 리바트, 카보우 등 서부지역 대다수 도시에서 친 카다피 세력이 철수했으며 자치위원회가 구성된 상태다.
남은 트리폴리를 차지하기 위한 친ㆍ반정부 시위대의 격렬한 충돌이 예상되는 가운데 카다피 정부는 트리폴리에서 자위야로 통하는 도로에 6개 검문소를 설치하는 등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반정부 시위대에 합류한 한 전직 경찰관은 2000여명의 카다피 친위 세력이 자위야 외곽을 포위하고 있으며, 이에 맞서 2000여명의 전직 경찰관들이 자위야 방어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는 이날 세르비아 TV와의 인터뷰에서 “리비아에는 어떤 혼란도 없다”고 주장하는 등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카다피는 리비아 유혈 사태 책임은 알카에다에 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는 원천무효라고 비난했다.
반면 카다피는 국민들을 달래기 위해 각 가구당 400달러를 나눠주고 주택 구매시 무이자 대출 등을 지원하겠다는 유화책을 내놓기도 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