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혁명으로 축출된 제인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 측근의 비행기를 공짜로 얻어타고 여행을 해 물의를 빚은 프랑스 외무장관이 결국 경질됐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7일 미셸 알리오-마리 외무장관을 경질하고 후임에 알랭 쥐페 국방장관을 지명하는 등 부분 개각을 단행했다. 후임 국방장관에는 제라르 롱게 여당 대중운동연합(UMP) 상원 원내대표, 내무장관에는 클로드 게앙 엘리제궁 비서실장이 지명됐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브리스 오르트푀 내무장관의 거취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정부 소식통은 그가 대통령특보로 계속 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르코지는 이번 부분 개각에 대해 “북아프리카 민주화 사태의 여파로 예상되는 대규모 난민을 처리하기 위해 경험 많은 외교 및 내무, 국방장관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알리오-마리 장관은 벤 알리 튀니지 전 대통령 집안의 부패에 연루된 튀니지 기업인의 비행기를 얻어타고 공짜 해외여행을 한 사실이 보도되자 “공항에서 우연히 만나서 비행기를 얻어탔다”고 말했다가 물의를 빚었다.
알리오-마리 장관은 또 튀니지 시민혁명이 벌어지자 프랑스 정부가 시위 진압을 도울 현지 경찰 교육을 지원하자고 나서면서 비난을 받았는데, 때마침 그의 부모가 튀니지 전 대통령 측근이 운영하는 기업에 투자한 사실이 폭로되면서 궁지에 몰렸다. 장관은 지난 25일에도 리비아 관련 제네바 국제회의에 참석하겠다며 사퇴 압력에 굴하지 않았지만 사르코지 대통령이 해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그는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생각은 없지만 외교장관직을 그만두기로 결정했다”면서 “사임을 받아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앞서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알리오-마리 장관에 이어 프랑수아 피용 총리의 부적절한 해외여행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9일 각료들에 대해 해외여행 금지령을 내렸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