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부족땐 자발적 증산”
리비아 사태로 국제유가가 폭등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 의사를 표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파이낸셜타임스는 23일 사우디아라비아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사우디가 긴급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가 열리기 전이라도 수급 부족이 발생할 경우 증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리비아 사태로 원유 수입이 줄어든 유럽 국가들의 긴박한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아시아로 향하는 아프리카 산유국의 석유를 유럽으로 돌리고, 대신 사우디가 해당 분량을 아시아 국가에 선적하는 스와핑 방식도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우디는 리비아의 총생산량의 배가 넘는 하루 400만배럴 규모의 잉여 생산능력을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나이지리아와 앙골라도 OPEC 긴급 각료회담이 열리지 않아도 바이어들이 요청하면 추가 선적키로 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나이지리아와 앙골라에 이어 북아프리카 3위의 산유국인 리비아는 최근 소요 사태 이전에 하루 16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해 왔는데 이 중 90% 이상이 경질유다. 리비아 생산 원유의 85%는 유럽에 수출됐다.
리비아의 산유량이 세계 원유 생산량의 2% 수준에 불과하지만 품질이 높은 경질유가 생산되기 때문에 고급 경질유 점유율이 10%에 달한다.
이 때문에 리비아의 고품질 원유를 다른 산유국에서 대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전 세계 석유시장에서 리비아산 원유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뉴욕타임스가 지적했다.
석유시장 전문가들은 리비아 사태가 앞으로 몇 주일 더 지속되면 유럽 정유회사들이 미국에 주로 이 고품질 원유를 공급하던 알제리와 나이지리아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곧 이런 고품질의 원유 공급 부족을 심화시켜 유럽은 물론 리비아산 원유에 별로 의존하지 않던 미국에서도 유가가 급등하게 됨을 의미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