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사태로 폭등하던 국제 유가가 24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비축유 방출 가능성과 사우디 아라비아의 적극적인 증산 의사 표명으로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82센트(0.8%) 내린 배럴당 97.28달러로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119.79달러까지 올랐다가 폭등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전날보다 3센트 떨어진 111.22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3일 사우디 아라비아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 사우디가 긴급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가 열리기 전이라도 수급 부족이 발생할 경우 사우디가 증산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와함께 리비아 사태로 원유 수입이 줄어든 유럽 국가들의 긴박한 사태를 해결하기위한 방안으로 아시아로 향하는 아프리카 산유국의 석유를 유럽으로 돌리고, 대신 사우디가 해당 분량을 아시아 국가에 선적하는 스와핑 방식도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우디는 리비아의 총생산량의 배가 넘는 하루 400만 배럴 규모의 잉여 생산 능력을 갖고있다.
이와관련 나이지리아와 앙골라도 OPEC 긴급 각료회담이 열리지 않아도 바이어들이 요청하면 추가 선적키로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나이지리아와 앙골라에 이어 북아프리카 3위의 산유국인 리비아는 최근 소요 사태 이전에 하루 16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해왔는데 이 중 90% 이상이 경질유다. 리비아 생산 원유의 85%는 유럽에 수출됐다.
리비아의 산유량이 세계 원유 생산량의 2% 수준에 불과하지만 품질이 높은 경질유가 생산되기 때문에 고급경질유 점유율이 10%에 달한다.
이때문에 리비아의 고품질 원유를 다른 산유국에서 대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전 세계 석유시장에서 리비아산 원유가 중요한 의미를갖는다고 뉴욕타임스가 지적했다.
석유시장 전문가들은 리비아 사태가 앞으로 몇 주일 더 지속되면 유럽 정유회사들이 미국에 주로 이 고품질 원유를 공급하던 알제리와 나이지리아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곧 이런 고품질의 원유 공급 부족을 심화시켜 유럽은 물론 리비아산 원유에 별로 의존하지 않던 미국에서도 유가가 급등하게 됨을 의미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