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은 1960년대 서구적인 앵포르멜 회화에 매료되긴 했으나 기름기 도는 유화의 물성이 싫어 다른 기법을 찾던 중 1970년대부터 한지(韓紙)를 이용한 미니멀한 작업을 시도했다. 그의 한지작업은 번짐 효과를 이용한 1970년대 작업으로 시작돼 1990년 이후 근작 ‘묵고’(默考) 연작까지 다양하게 발전해갔다.
최근들어 건강이 나빠지며 작업을 중단했으나 작가는 여든까지도 화폭을 붙들고 열정을 불태웠다. 지난해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화업 60년을 정리하며 열었던 대규모 개인전을 갖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양은희씨와 아들 규엽(세종대 호텔경영학과 교수), 규인(성바오로병원 정신과 과장)씨가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26일 오전 9시. 02-3410-6915.
이영란 기자/yr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