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대 동부지역 점령 국정 장악력 급속약화…곳곳 체제붕괴 조짐 확산
22일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사퇴 거부로 반정부 세력의 분노는 극도로 치닫고 있다. 아부델 파타흐 유네스 리비아 내무장관은 이날 사퇴를 선언하고 군을 향해 시위 동참을 촉구했다.유네스 장관은 이날 알 자지라 방송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며 “군도 국민들의 적법한 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퇴진 거부의 뜻을 밝힌 카다피의 TV 연설에 대해 “충격을 받고 실망했다”며 혁명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리비아 전역으로 번진 민주화 시위로 유혈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시위대가 리비아 동부 일대를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신들은 리비아 동부 이집트ㆍ리비아 국경 지대에서 리비아군이 철수하는 등 정부의 장악력이 약화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군의 무차별 살상이 이어지고 있으며, 카다피가 이날 연설에서 시위 진압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힘에 따라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 20일 수도 트리폴리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이후 최소 6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반면 독일 dpa통신은 목격자들을 인용해 트리폴리의 사망자는 150명에 달하며 제2도시 벵가지에서는 300명 이상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카다피의 연설 이후 국제사회의 비난도 빗발쳤다.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리비아와의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각국 정부는 리비아 혼란이 고조됨에 따라 자국민 철수작업을 본격화했다. 그리스 공안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리비아에 체류 중인 중국인 1만5000명이 그리스를 경유해 출국할 수 있도록 선박편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리스 자국민 수송 등 대규모 인원 수송을 위해 유조선도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프랑스 등도 공군 수송기, 해군 프리킷함 등을 동원해 자국민 철수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