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청소년들은 고모나 삼촌보다 이모, 외삼촌 등 외가 식구들에게 더 친근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나라의 청소년들보다 공부로 인한 압박감을 많이 느끼고 있었고 수면 시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22일 ‘세대 간 의식구조 비교 : 가족과 가정생활에 관한 의식 및 가치관을 중심으로’ 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은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전국 중고생 6979명과 학부모 401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한 이 보고서에서 한국 청소년들은 ‘어떤 사람을 가족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복수응답)에 대해 이모(83.4%)와 외삼촌(81.9%)을 고모(81.7%)나 백부ㆍ숙부(79.8%)보다 더 가깝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이에 대해 직장에 나가는 어머니들이 아이들을 친정에 맡기는 경우가 많다 보니 외가 친척들과 친해질 기회가 많아져 ‘모계 친화적’인 경향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또 청소년들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꼽은 경우가 57.7%에 달했다. 이는 ‘촌수가 멀지만 가까운 친척(49.9%)’을 가족이라 생각한 것보다 더 높은 비율이다. 반면 학부모들은 반려동물을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는 비율이 34.5%에 그쳤다. 이에 대해 연구원은 “부모 세대는 여전히 가족을 혈연관계 중심으로 생각하지만 청소년들은 혈연 못지 않게 애정과 관심을 중요한 요인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한국 청소년들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은 단연 공부 스트레스였다. 연구원의 다른 보고서인 ‘4개국 청소년 건강실태 국제비교 조사’에 응답한 고교생 3933명 중 “최근 1주일 내에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응답한 청소년들은 87.9%에 달했다. 이는 같은 설문에 대한 일본(82.4%), 미국(81.6%), 중국(69.7%) 고교생들보다 훨씬 스트레스 경험률이 높은 것으로, 스트레스의 원인으로는 ‘공부’가 대다수(72.6%)였다. 외모에 대한 관심이 많다 보니 최근 1년 동안 체중감량을 한 고교생도 전체의 50.8%나 됐다. 그러나 다이어트 방법으로 ‘식사량 줄임(83.9%)’, ‘한가지 음식 다이어트(11.0%)’ 등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수면시간에서도 한국 고교생들은 “하루 7시간 이상 잠을 푹 잔다”는 답변이 16.1%에 불과했다. 같은 항목에 대해 미국 고교생들의 응답은 46.7%, 중국 고교생들의 답변은 32.8% 였다. 보고서는 “입시위주의 국내 교육환경 때문에 수면이 부족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이어트 방법으로도 ‘꾸준한 운동’보다 ‘식사량 줄이기’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현정 기자 @booung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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