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외국 청소년보다 공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며,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2일 공개한 ‘4개국 청소년 건강실태 국제 비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한국 고교생 3933명 중 ‘최근 1주일 내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87.9%에 달했다.
이는 같은 설문에 응한 일본(82.4%), 미국(81.6%), 중국(69.7%) 고교생들의 스트레스 경험률보다 훨씬 높은 것이다.
스트레스의 원인으로는 한국의 경우 ‘공부’가 대다수(72.6%)였지만 나머지 3국 학생들은 성적 문제를 호소한 경우가 40∼50%에 불과했다.
하루 7시간 이상 잠을 푹 잔다고 답한 응답자는 미국 고교생이 46.7%에 달한데 비해 한국은 16.1%에 불과했다. 중국과 일본 고교생은 각각 32.8%, 18.2%였다.
한편 한국 청소년들은 다른 나라 청소년보다 다이어트를 많이 하는 반면 정작 운동은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1년 동안 체중 감량을 한 한국 고교생은 전체의 50.8%에 달해 4개국 중 가장 낮은 일본(26.8%)의 2배 가까이 됐다. 특히 여학생만 놓고 보면 한국의 경우 67.1%가 다이어트를 했다고 답해 중국(48%), 일본(46.2%), 미국(33.1%)의 또래보다 훨씬 높았다.
그렇지만 한국 고교생 30.5%가 최근 일주일 동안 30분 이상 땀 흘려 운동한 적이 전혀 없다고 답해 미국(18.1%), 일본(14.3%), 중국(10.8%)과 대조를 이렀다.
보고서는 “입시위주의 국내 교육환경 때문에 수면이 부족한 것으로 추정되며, 다이어트 방법으로 ‘꾸준한 운동’보다 ‘식사량 줄이기’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런가하면 대다수의 한국 학생들은 학교에서 참여권과 의사표현의 자유 등 인권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이 지난해 중·고교생 58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작성한 ‘청소년 발달권·참여권 기본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75.7%가 ‘청소년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두고 의견을 제시하는 등 참여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했다.
그러나 실제 학교에서 참여권이 보장되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18%에 그쳤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45.9%에 달했다.
학교운영위원회에서 학생 대표가 발언권을 갖는 경우는 전체의 12.1%에 불과했고, 참여는 하되 발언권이 없는 사례도 7.1%였다.
학생회 활동에 교사·교장의 허가가 필요(25.2%)하거나 임원 자격에 성적 제한이 있는 경우도 18.2%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회 임원을 직선으로 뽑지 않는 사례도 절반 이상(55%)에 달했다.
청소년의 사회참여를 막는 요인(복수응답)으로는 정보부족(75.2%)과 중고생을 미성숙한 존재로 보는 사회의 편견(63.0%), 시간부족(57.5%) 등이 꼽혔다.
모상현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선진국에서는 민주시민의 미덕이 참여의식에 나온다는 믿음에 따라 자율 활동을 장려하는 ‘참여교육’이 이미 대세가 됐다”며 “고교에서부터 시민의식을 기르기 위한 참여교육이 하루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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