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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예금인출 계속...서민들 ‘울분’ 시민단체 ‘분노’
잇따른 저축은행 영업정지로 서민경제에 직격탄을 맞은 부산은 21일 하루종일 예금을 인출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계속되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21일 부산을 방문해 다른 저축은행을 추가로 영업정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부산의 일부 저축은행 앞에서는 예금을 인출하려는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부산 부전동에 본점을 둔 우리저축은행에서는 이날 새벽부터 예금을 인출하려는 고객 500여명이 찾아 은행앞에 길게 줄을 섰고, 오전 9시가 넘어서는 1천여명으로 늘어났다. 이 저축은행의 중앙동 지점에도 300명 안팎의 고객들이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인근에 본점을 둔 또다른 저축은행에도 아침 일찍부터 500여명의 고객들이 찾아와 예금인출을 요구하며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21일 부산을 방문해 다른 저축은행을 추가로 영업정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부산의 일부 저축은행 앞에서는 오후 늦게까지 예금을 인출하려는 고객들로 큰 혼란을 겪었다.
예금인출 고객들은 “정부가 괜찮다고 해놓고 지난 토요일 아침에 갑자기 영업정지가 내려졌다”며 “누구 말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19일 추가로 영업정지된 부산2저축은행 남천동지점에도 지난주 번호표를 부여받은 고객들이 1천여명이 몰려들어 큰 혼잡을 이뤘다.

남천동지점을 찾은 김영희(65세)씨는 “지난주 예금을 인출하려했는데 정부를 믿고 기다렸다가 돈만 떼이게 생겼다”며 “30년간 모은 알뜰하게 모은 전재산을 날리게 생겼다”고 울먹였다.

부산지역 시민단체들과 정치권도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금융당국 문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금융도시시민연대 조성렬 공동대표는 “부산은 전통적으로 제2금융권이 강한 곳으로 지난 외환위기 직후 파이낸스 사태로 시민들이 피눈물을 흘렸는데, 이번에 또 저축은행 문제가 터졌다”며 “금융당국은 부산의 특성을 감안해 세밀한 관리가 필요했는데도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를 때까지 뒷짐만 지고 있었다”고 비난했다.

국회 정무위소속 한나라당 이진복 의원은 “이번 부산저축은행 사태는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 등 전임 금융당국 수장들의 책임이 크다”며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부산지역 저축은행 중에서도 재정이 건전한 것으로 알려진 또다른 K, H 등 다른 저축은행에서는 인출상태가 빚어지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

한편 오전 회의 직후, 김 위원장이 부산지역 저축은행들을 돌아볼 계획이었으나 저축은행측에서 방문 자제를 요청해와 방문하는 업체를 한군데로 축소했다. 예금인출을 위해 창구를 찾은 고객들이 극도로 흥분한 상태여서 김 위원장의 방문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에서였다.

김 위원장은 부산진구 부전동 우리저축은행을 직접 찾아 예금인출 현장을 점검하고 우리처축은행 관계자들과 현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또한 김 위원장은 이날 “과도한 예금인출만 없다면 상반기 중 부실을 이유로 저축은행을 추가로 영업정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나머지 10개 저축은행은 정상적인 상태이지만 예금자가 지나친 불안감으로 예금을 인출하면 스스로 손실을 입을 뿐 아니라 건전한 저축은행의 경영과 지역경제에도 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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