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수천만 달러 발견”
튀니지, 前대통령 소환 요청
중동 민주화 시위의 발단이 됐던 튀니지와 이집트의 2명의 전직 통치자에 대한 압박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스위스 정부는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의 계좌를 발견, 이에 대한 추적을 시작했고, 튀니지 외교부는 벤 알리 전 튀니지 대통령의 송환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스위스 정부가 호스니 무바라크 전 이집트 대통령과 그의 가족 등의 스위스 은행 계좌에서 수천만달러를 발견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스위스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스위스 조사관들이 무바라크 대통령과 그의 가족, 또는 5명의 측근 계좌들에서 이 같은 자금을 찾아내 동결시켰다며 누가 이 같은 돈을 관리했는지는 밝히기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또 스위스 당국의 이 같은 자금 추적은 계속될 것이라고 이 관리들은 전했다.
앞서 스위스 정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이집트 구 정권 핵심 인사들이 스위스 국내에 은닉한 재산 수천만 스위스프랑을 동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무바라크 측은 NYT 등의 보도와 관련, 해외 은닉 자산이 없다고 반박했다.
익명을 요구한 무바라크의 법적 대리인은 20일 국내외 매체에 보도된 대규모 축재설은 허위며 진실을 호도하는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현지 관영 메나(MENA) 뉴스통신사가 보도했다.
무바라크 대리인은 “무바라크 전 대통령은 정해진 규정에 따라 매년 하던 대로 최종 재산 내역을 당국에 제출했다”며 최근 보도가 무바라크의 “명성과 정직성을 훼손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럽연합은 지난 18일 무바라크와 측근의 자산을 동결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20~21일에 걸쳐 추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시민혁명의 발원지인 튀니지 정부는 20일 축출된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이 머무는 사우디아라비아에 그가 ‘흉악 범죄’를 저질렀다며 송환을 공식 요구했다.
관영 TAP통신에 따르면 튀니지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외교채널을 통해 사우디정부에 지난달 14일 사우디로 달아난 벤 알리의 신병을 인계해달라는 공식요청을 전달했다고 밝혔다.성명은 임시정부가 벤 알리의 20여년간 철권통치를 종식시킨 민주화 시위 기간 보안군에 의한 시위대 살해와 관련해 그가 모종의 역할을 한 행위를 단죄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임시정부는 벤 알리에 대해 고의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유발한 것은 물론 튀니지 국민을 서로 죽이도록 몰고 가 불화의 씨를 뿌리는 등 여러 가지 중범죄에 개입한 혐의에 따라 이 같은 송환 조처를 취했다고 성명은 지적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