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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 수능’ 재학생에 이로울까 재수생에 유리할까
오는 11월 치러지는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는 재학생과 재수생이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이상동몽(異床同夢)’을 꾸고 있다. 교육 당국이 올 수능을 전년과 비교해 EBS(교육방송) 방송 교재 문제와의 연계 비율을 70%로 유지하면서도 지문을 그대로 내거나 문제를 크게 변형하지 않는 등 ‘체감 연계율’을 높이고 영역별 만점자 비율을 5배 이상인 1% 수준까지 높이는 등 난이도를 낮추겠다고 밝힘에 따라 예년에 비해 쉬운 이른바 ‘물 수능’이 예상되면서 수험생들의 기대가 커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실수를 줄이는 것이 당락을 가르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실수’에 따라 운명이 엇갈리는 시험에 대한 비판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21일 각 고교와 학원가 등에 따르면 수험생들은 재학생과 재수생, 각자의 처지에 따라 ‘쉬워진 수능’이 자신들에게 좋은 방향으로 작용할 거라는 ‘희망론’을 펴고 있다.

다음달이면 3학년이 되는 정모(18ㆍ서울 진명여고2) 양은 “‘문제가 쉬워질수록 실수를 안 하는 게 유리하다’는 것이 선생님들은 충고한다”며 “‘문제가 쉽다면 못 풀 문제도 없을 것이고, 재학생들도 못 할 게 없다’는 최근 친구들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반면 최근 서울 강북 지역의 한 재수학원에 등록한 김모(19ㆍ여) 씨는 “내신(학교생활기록부), 논술, 수능, 입학사정관 전형 제출서류 등을 같이 준비해야 하는 재학생들과 달리 재수생들은 수능에만 전념할 수 있다”며 “수능이 쉽든 어렵든 재수생에게 유리할 것 같아 과감히 재수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이 같은 공방은 수험전문 사이트인 ‘수만휘(수능날만점시험지를휘날리자)’ ‘오르비스 옵티무스’ 등에도 이어졌다. ID ‘엘케’는 “‘물 수능’일수록 재수생에게 불리하다. 가령 실력이 150인 재수생 A와 100인 재학생 B가 있을 때 문제가 100 이상인 학생이 풀 수 있게 나온다면 A에게 유리한 것이 없다”고 적었다. 이에 반해 ID ‘삼수불가’는 “교과부에서 EBS와 직접 연계하고 반영비율도 높이겠다고 하면 시간이 넘쳐나는 EBS 문제 다 풀고도 시간이 남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물 수능’이라고 해서 재학생-재수생 사이 유ㆍ불리는 크게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치우 비상에듀 입시평가실장은 “수능에 있어서는 1년 공부를 더 한 재수생이 낫긴 하겠지만 문제가 쉽다면 재학생도 크게 불리할 것은 없다”며 “난이도가 낮을수록 실수를 줄이는 것이 결국 관건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실수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신상윤 기자 @ssyken>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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