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 Campus
'헐벗고 있는 지구'라는 컨셉트의 화보 |
김슬아 : 저희는 UNCCD, 즉 사막화방지협약을 홍보하고, 일반인들의 사막화 방지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활동을 합니다. 홍보대사가 만들어진 지는 얼마 되지 않았어요. 1기 대학생 18명이 올해 9월부터 12월까지 활동했거든요. 홍보대사의 주 활동 무대가 서울이라, 아직 지방에 사는 학생들의 참가 비율이 낮긴 하지만, 1기에는 포항, 대구, 강원도 등지에서 열정을 가지고 활동에 참여한 홍보대사들이 있었죠.
사막이 없는 한국에서는 UNCCD가 생소한데요. UNCCD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김슬아 :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사막화 같은 글로벌 이슈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아마 전공이 정치외교학이라 더 그랬을 거예요. 또 결정적으로, 이 활동을 통해 정말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스펙을 쌓거나, 재미로 일하는 게 아니라, 좀 거창하게 말하자면, 인류를 위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제가 한 몫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다른 홍보대사들도 저와 비슷한 마음으로 지원하지 않았나 싶어요.
구체적인 활동 내용을 말해주세요
김슬아 : 온라인 활동은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블로그에 각종 콘텐츠를 제작해서 올리고 있어요. 저희 블로그에 가시면 홍보대사단의 오프라인 활동(발대식, 정기모임, 화보촬영, 캠퍼스 홍보, UNCCD 아시아출범식, 사진전, 인터뷰 자료 등) 및 사막화의 피해와 참상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보실 수 있어요. 트위터에는 UNCCD 관련 정보와 홍보대사들의 활동 소식이 나와 있죠.
블로그는 http://blog.naver.com/unccd, 트위터는 http://twitter.com/@UNCCD_COP10에요. 놀러 오세요!
오프라인 활동으로는 UNCCD 관련 행사에 참가했습니다. 저희가 참가한 행사는 UNCCD 국제심포지엄 및 아시아지역 출범식과 ‘초록을 꿈꾸는 사진전’입니다. 또 사막화 방지활동과 관련된 전문가를 인터뷰했어요. 동국대학교 산림자원학과 강호덕 교수님과 국립산림과학원의 고기원 소장님이 그 대표적 사례입니다.
그 외 홍보는 전적으로 대학생 홍보대사가 기획한 것입니다. 그 중 첫 번째가 사막화 방지를 위한 화보 촬영인데요. ‘I don't wanna be naked off!(난 헐벗고 싶지 않아!)'라는 컨셉트로 제작되었죠. 다른 하나는 캠퍼스(한양대)에서 진행된 홍보활동이었는데, 커다란 세계 지도에 초록색 스탬프를 찍으면 소정의 상품을 증정하는 행사였어요. 총 193명의 학생들이 참여해서 세계 지도를 푸르게 물들였어요. 여기서 193이라는 숫자는 UNCCD에 가입한 국가들의 숫자를 상징적으로 반영하고 있답니다.
김슬아 : 한양대학교 캠퍼스 홍보 때 나눠 줄 상품으로 촉촉한 초코칩을 선정했어요. 행사에 UNCCD 가입국 수와 같은 193명의 학생들을 참여시킬 예정이어서, 193개의 초코칩을 구입해야 했죠. 별 생각 없이 한양대 근처의 한 대형마트에 초코칩을 구매하러 갔는데, 초코칩이 20개 든 큰 박스제품을 무려 10개나 사야하더군요. 제가 같은 제품 10박스를 카트에 담으니 주변 사람들이 ‘저걸 다 누가 먹어?’ 하는 시선으로 신기하게 쳐다봤어요. 민망했죠. 게다가 저 때문에 초코칩이 있던 선반만 순식간에 텅 비어버려서 얼른 그 자리를 떴던 기억이 납니다.(웃음)
화보 촬영이 특이하네요. 화보촬영은 어떻게 하셨나요?
장재열 :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사막화 문제를 좀 더 편안하고 경쾌하게 접근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에서 온라인 화보를 기획하게 됐어요.
화보의 제작 과정은, 우선 회의를 통해 화보의 목적에 맞는 컨셉트(I don't wanna be naked off!)을 설정한 뒤, 인터넷과 해외 화보를 참고해 시안을 짰습니다. 이후 시안의 느낌에 맞는 포토그래퍼와 디자이너 등 스태프를 섭외하고, 그들과 촬영장소, 일정 등을 조정해 촬영했습니다.
화보의 전체적 컨셉트을 설명해주세요
장재열 : 화보의 컨셉트는 'I don't wanna be naked off!(난 헐벗고 싶지 않아!)'입니다. 지구를 인간에 빗대, 녹지가 사라지고 사막화가 진행되는 헐벗는 지구를 맨살이 드러나는 사람에 비유한 것이죠. 좀 더 과감한 연출을 하고 싶었지만, 공익적 목적의 화보인데다, 우리 홍보대사단 구성원들이 일반인이니만큼 조금 정제된 분위기로 연출했습니다.
화보에서 금방이라도 바람에 날아가 버릴듯한 녹색 천은 지구의 녹지를, 녹색 천 테두리에 검게 물든 부분은 탄소, 온실가스 등 지구 사막화의 주범을, 지친 표정으로 서 있는 모델은 지구 자체를 의미합니다.
화보 촬영 중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요?
장재열 : 지원금 없이 대부분의 장비나 소품을 자체조달 해야 했기 때문에, 디렉터인 제가 모델들의 메이크업과 헤어 손질까지 해야 했습니다. 모델들 화장과 머리 만져주는 것만으로도 바쁜데, 포토그래퍼와 중간 중간 모니터링 하랴, 난생처음 화보촬영을 해 보는 모델들 긴장 풀어주랴 정말 6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이렇듯 모든 환경과 조건이 녹록지 않았지만, 함께하는 '사람'들이 좋아서였을까요? 꽤 맘에 드는 결과물이 나왔어요.
활동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인가요?
김슬아 : 활동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자산은 ‘보람’입니다. 사막화는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무섭게 닥쳐오고 있습니다. 비록 3개월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희 활동이 조금이나마 사막화 방지에 기여했다고 생각하면 큰 보람을 느끼죠.
또, 전국 각지의 친구들을 만났던 것도 좋았어요. 다양한 전공과 다양한 색깔을 지닌 친구들이 한데 어우러져 활동했던 추억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김슬아 : 제가 대학생들에게 무슨 거창한 말을 할 만한 사람은 아니지만, 같은 대학생으로서 느끼는 점은 요즘 현실이 우리에게 만만치 않다는 겁니다. 이 상황에서 불안한 미래를 끌어안고 쫓기듯 살아가다 보면, 어느덧 바깥세상의 일에는 무관심하게 되죠. 하지만 시야를 넓혀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세계에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UNCCD 홍보대사도 이런 취지에서 시작된 활동입니다. 제가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체감한 것은, 우리의 뜨거운 열정이 세계를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러분의 가슴으로 세상을 오롯이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