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군부가 14일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에 대한 자산 동결을 유럽연합(EU) 회원국에 공식 요청했다. 익명을 요구한 EU의 한 관리는 이같이 밝히며 EU 재무장관들이 15일 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무바라크 일가의 재산에 대한 자산동결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EU의 한 소식통은 “이집트군이 6~7명의 무바라크 측근을 명시했지만 무바라크와 그 일가는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집트군이나 EU가 무바라크를 직접 겨냥하는 것은 부담을 느껴 즉각 자산 동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장-클로드 융커 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EU의 무바라크 자산 동결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무바라크 자산 동결에 대한 이집트 여론의 압박이 커지면 EU도 이를 외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무바라크 혼수상태설 등 그의 건강에 대한 각종 추측들도 난무하고 있다. 사메흐 사우크리 주미 이집트 대사는 NBC방송에서 “무바라크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언급했다. 이집트 현지 신문들은 무바라크가 약물 치료를 거부하고 있으며 몇 차례 기절했다고 보도했다.
차기 이집트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이집트 야당 대표가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은 소멸됐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알-가드당의 아이만 누르 대표는 이집트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집트는 최소한 협정의 조건을 재협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따라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이스라엘과의 관계 재조정이 대선 이슈로 등장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 12일 이집트 군 최고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1979년 맺은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은 물론 국제사회와 맺은 모든 협정을 준수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