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들이 지역 앞바다를 넘어 인도양 전역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어 전 세계 원유수출길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조선선주협회 인터탱코(Intertanko)의 조 앤절로 감독관이 “소말리아 해적이 인도양 전역에서 활개치면서 통제 불능 상태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날 오만 무스카트로부터 남동쪽으로 648km 떨어진 해상에서 그리스 유조선 ‘아이린 SL’ 호가 납치된 것을 거론하며, 이는 소말리아 해적이 가하는 위협이 이제는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린 호는 원유 200만 배럴을 싣고 쿠웨이트를 떠나 미국의 대표적인 석유수입항구인 루이지애나 항로 향하던 중 피랍됐다.
아이린 호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기엔 너무 커 어쩔 수 없이 해적 본거지인 소말리아 해역을 피해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서양 연안의 희망봉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 아이린 호는 소말리아 해안에서 1440km나 떨어진 곳에서 해적들에 납치됐다. 이 소식에 유조선 선주 업계는 이제 인도양 전체가 아예 해적 손아귀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며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납치 지점이 페르시아만에서 전 세계로 나가는 주요한 석유수출 통로라는 사실은 업계의 위기감을 더 키우고 있다.
앤절로는 인도양에서 갈수록 활개치는 해적들을 계속 내버려두면 주요 해로가 막히고 미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으로 나가는 원유 수출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해사기구(IMB)의 포텐갈 무쿠단은 소말리아와 예멘 사이에 있는 아덴만 해역에 해적의 선박 납치가 집중됐던 지난 몇 년과는 달리 올해에는 인도양의 소말리아 쪽 해역에서 일어났다고 지적했다.
아덴만과는 비교도 안 되는 광범위한 인도양에서는 해적 소탕이 매우 어렵다.
아이린 호에 탑승한 선원은 모두 25명으로 그리스 국적자가 7명, 필리핀 국적자가 17명, 그루지야 국적자 1명이라고 FT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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