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발달한 중국 동부 연안 기업과 상대적으로 낙후된 중서부 지역 기업들간에 노동력 쟁탈전이 가열되고 있다.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는 춘제(설) 연휴 후 고질병처럼 나타나는 농민공(도시 이주 노동자) 부족 현상이 올해는 더 심각하다며 고향에 돌아온 농민공을 붙잡으려는 서부 기업과 이들을 다시 데려오려는 동부 기업이 치열한 구인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부 대도시인 충칭重慶)은 지난 연휴기간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에 현수막을 내걸고 광고 전단을 돌렸다. 광고 전단에는 “고향에도 일자리가 많다. 수입도 보장하고 자녀 학자금 혜택도 제공하겠다”는 글이 쓰여 있어 동부 대도시로 돌아가려는 농민공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기차역에서는 ‘2월 9일~3월11일까지 우한시가 117차례에 걸쳐 무료 고용박람회를 개최해 8000여개의 기업이 참여한다’는 내용이 담긴 전단이 농민공들에게 뿌려졌다.
서부 지역 기업의 적극적인 구애에 맞서 동부 연안 도시 기업들도 농민공 잡기에 온갖 방법을 쏟고 있다.
상하이(上海)시는 최근 400여 대의 고속버스를 안후이(安徽) 장쑤(江蘇) 허난(河南) 후베이(湖北) 등 농민공의 고향에 파견했다. 농민공들이 춘제 연휴를 마치고 다시 기존 일자리로 돌아올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시의 기차역과 버스 터미널에도 고향에서 돌아온 농민공을 반갑게 맞이하는 인력이 배치됐다.
또 광둥(廣東)성의 소규모 지방 정부들은 관리들이 농민공 배출이 많은 인근 광시(廣西)좡족자치구나 후난(湖南)성에 직접 가서 고용박람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3년 뒤 중국의 노동 현장에서 일할 농민공이 2000만 명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동부지역 기업들의 구인난은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국가통계국의 2009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동부 지역 농민공의 월급은 1455위안으로 중부 1389위안과 서부 1382위안에 비해 5% 가량 높다. 5년 전만해도 평균 15% 차이가 났었다.
게다가 서부 대개발에 따라 제조업체들이 농민공들의 고향인 서부지역에 대거 들어서면서 취업 기회가 많아져 농민공들이 동부연안으로의 취업을 기피하고 있다. 광둥 성 인력자원 및 사회보장청은 귀향한 농민공 가운데 상당수가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며 춘제 이후 광둥에서만 100만 명의 생산 인력 부족 사태를 빚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희라 기자 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