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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탯줄도 마르기 전에 버려진 새벽이를 도와주세요
‘응애, 응애’

2010년 4월15일 새벽 2시. 서울 관악구 난곡동 주택가 골목에서 아기 울음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장애아동보호단체인 ‘주사랑공동체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종락(56)목사와 부인 정병옥(56)씨는 울음 소리에 잠을 깼다. 배꼽에 탯줄을 자른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갓난아기가 골목길 옆에 버려져 있었다. 겨우 숨을 내쉬며 힘겹게 울음을 토해내는 아기. 머리 맡에는 부모가 남기고 간 종이 한장이 놓여 있었다. ‘아기에게 장애가 있습니다. 제발 찾지 말아주세요. 아기에게 미안해 충분히 고통받고 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아기의 이름은 이새벽. 새벽에 버려져 주사랑공동체에 오게된 인연으로 이 목사가 지어준 이름이다. 새벽이는 태어날 때부터 다운증후군을 앓고있다. 다운증후군 환자는 대부분 선천성 심장 질환을 갖고 있다. 새벽이도 마찬가지다. 심방과 심실의 좌우측을 나누는 벽에 작은 구멍들이 뚫려있다. 또 대동맥판막이 좁아져 혈액 순환에 장애가 생겨 호흡곤란 등을 유발하는 ‘대동맥판막협착증’도 앓고 있다.

심장이 약한 탓에 새벽이는 숨을 내쉬는 것조차 힘겹다. 스스로 우유병을 빨기 어려워 우유를 마시는 속도도 느리고 양도 적다. 손과 무릎을 이용해 한창 기어다닐 때지만 새벽이는 혼자 힘으로 몸을 돌려 옆으로 눕기만해도 지친다. 이 목사 부부는 새벽이가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볼 때면 가슴이 아프다. 이 목사는 “추운 겨울에 걸린 감기가 폐렴으로 악화됐다. 심장이 약해 숨쉬기도 어려운 새벽이가 폐렴까지 앓고 있어 걱정이다. 한살배기 아기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 고통”이라며 안타까워 했다.

새벽이가 조금이라도 고통을 덜기 위해선 심장 수술을 꼭 받아야 한다. 이 목사는 지난해 12월 서울대병원에 새벽이를 입원시켰다. 하지만 2주 전 수술을 받지 못한 채 퇴원했다. 폐렴이 완치되지 않으면 심장 수술을 받을 수 없어서다. 집에서 약물 치료를 하며 3월로 미뤄진 심장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수술을 받으면 우유병도 힘있게 빨 수 있다. 숨 쉬기도 편해지고 힘차게 울 수도 있다.


6㎏의 작은 몸에, 이제 고작 한살인 새벽이가 감당하기엔 심장 수술은 버거운 일. 하지만 새벽이는 생명의 끈을 놓지 않으려 노력중이다. 모금 단체 ‘사랑밭 새벽편지’를 통해 모인 시민들의 정성도 새벽이에겐 큰 응원이 되고 있다. 8일 현재까지 모인 3000여만원의 기부금은 새벽이의 수술비로 쓰일 예정이다.

새벽이를 비롯해 16명의 장애아동을 돌보고 있는 이 목사는 “우리나라 구석 구석에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고통받는 아이들이 많다. 버려진 아이들이 죽지 않고 힘내서 살아가도록 도움의 손길이 필요하다. 내 도움으로 누군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기쁨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후원문의: 02-2613-8864ㆍwww.m-letter.or.kr>

<박수진 기자@ssujin84>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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