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수사결과 브리핑서 깜짝 공개
삼호주얼리호 해적사건 수사를 지휘해온 특별수사본부장 김충규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56세.경무관)은 7일 오전 최종수사프리핑에서 무거운 입을 열었다.남해해경청에서 열린 종합수사 브리핑에서 김 본부장은 “석해균 선장의 몸에선 나온 탄환 3발중 1발이 우리해군 권총이나 기관총에서 발사된 것 같다”며 “또 한발은 AK소총 탄환이며, 나머지 하나는 총탄이 아닌 선박부품 파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석 선장에 몸에서 나온 탄환 4발 중 해경이 넘겨받은 것은 3발. 김 본부장에 따르면 사라진 1발은 “오만 현지에서 주치의가 다른 화물과 함께 잃어버렸다”며 “주치의가 현재 치료 전념하고 있어 차후 조사가 가능해지면 명확하게 밝혀질 것이다”고 말했다.
일단 육안 감식으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1발은 해적이 쐈을 것으로 추정되는 AK소총 탄환이며, 1발은 우리 해군의 권총탄이나 MP5 9㎜ 기관단총탄, MP5 소음탄으로 추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1발은 파편 조각으로 총격 등으로 떨어져 나온 선박 부품이 석 선장 몸에 박힌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3발 모두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 수사본부는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해놓은 상태다.
석 선장의 몸에서 나온 아군 탄환과 관련해 김 청장은 “작전 당시 해군의 링스헬기가 상공에서 삼호주얼리호 선상을 향해 많은 총격을 가했으며 이 과정에서 배에 불도 났고 어두운 새벽이어서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해 작전과정에서 우리 해군의 오인 사격으로 석 선장의 몸에 총탄이 박혔음을 추측케했다.
김 본부장의 이같은 발언은 예상되지 못했던 발언으로 즉각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석 선장의 수술후 총탄을 넘겨받은 시기는 지난달 말, 7일 가까이 총탄을 감식하고 있던 수사본부측이 당초 최종 수사결과에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을 갑작스레 발표해야했던 이유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아군 총탄이 발견됐음에도 불구하고 김 본부장은 국내외 선원과 해적들의 증언을 토대로 생포된 해적 무하메드 아라이(23세)가 총격을 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한국인 선원 2명과 외국인 선원 2명, 해적 동료 2명 등이 아라이의 총격 상황을 명확히 진술하고 있다고 밝히고, 석 선장이 회복되면 이에 대한 의혹은 명확하게 가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호드림호ㆍ금미호 사건과의 관련성에 대해선 해적 두목, 부두목이 사살됐기 때문에 추가 수사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짧은 수사기간이나 3단계 통역의 어려움 뿐만 아니라, 지리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소말리아 현지 조사가 불가능해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김 청장은 “해적 두목이 소말리아 카라카드항에서 해적 12명을 지인을 통해 규합한 이후 사전 모의를 통해 항해 중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을 뿐 표적납치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삼호드림호와의 관련성에 대해선 해적들이 우리 선박 납치 후 두목 등이 삼호드림호와 같은 삼호라고 해서 ‘세임, 세임(same, same)’이라고 했다며 이같은 말은 오히려 표적납치가 아니라는 반증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해적은 출항한 지 25일동안 항해를 하면서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했고 주얼리호도 출항 후 한나절 반만에 납치된 것으로 봐서 표적납치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전했다. 한편 수사본부측은 우리 해군이 확보한 총기류는 국내로 가져올 수 없기에 총기 멜빵과 방아쇠 등에서 지문과 DNA를 체취해 생포된 해적들과 비교해 명확한 증거를 확보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정희 기자 @cgn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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