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회복에 따라 보증기관의 보증 총량이 점진적으로 축소되고 있지만, 유동화증권(CBO)을 통한 자금조달의 길은 넓어지고 있다. 성장유망중소기업이라면 올해는 CBO의 문을 두드려 볼 만하다.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등 보증기관이 발행하는 CBO는 중소.중견기업들의 개별 회사채를 묶는 선순위 유동화증권에 이들 기관이 보증을 하는 파생채권을 말한다. 은행대출에 보증을 서는데서 한발 더 나아가 채권시장을 통한 기업들의 직접금융 조달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올해 기술보증기금은 프라이머리 자산유동화증권(P-CBO) 보증을 통한 중소기업 지원을 10년만에 재개한다. 진병화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은 31일 가진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올해 2분기 중 녹색기업과 벤처·이노비즈기업 등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의 P-CBO에 대한 보증을 서줌으로써 3000억원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술혁신형 기업이 대기업과 일반 중소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아 신용 보완 없이는 직접금융 조달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보는 2001년 벤처기업 육성을 위해 2조3000억원의 P-CBO에 대해 보증을 서줬지만 만기 도래 청산(2004년) 대규모 부실 증가로 인해 전면 중단한 바 있다.
기보는 성공적인 CBO 발행을 위해 기술혁신기업에 가장 알맞은 기술평가시스템(KTRS)을 개발해 선별 기능을 강화하고 부실징후기업에 대한 사전 회수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기보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보증 총량을 줄이는 정부의 단계적 감축 방안을 반영해 올해 총 보증규모를 지난해 계획 대비 3000억원 감소한 16조7000억원으로 잡았으나, P-CBO 3000억원 지원을 감안하면 전년과 동일한 규모다.
그간 CBO를 지속적으로 취급해온 신용보증기금도 최근 CBO 발행에 적극적이다.
올해 신보는 건설사 유동성지원 CBO 발행으로 성장유망 중소.중견 건설사 240개를 집중 발굴해 육성할 계획이다. 신보는 CBO 발행을 통해 4월, 6월, 10월에 각각 80개 업체 발굴 및 4000억원씩 지원해, 올해 약 1조2000억원의 신규지원을 한다는 계획이다.
신보의 지난해 일반보증은 장기ㆍ고액보증 감축 등으로 4000억원 감소했으나, 성장유망기업에 대한 유동화보증은 1조1000억원 증가했다.
<오연주 기자 @juhalo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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