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동유럽 재정위기→2010년 남유럽 재정위기→2011년 이집트 사태
중동發 악재 유가 자극물가불안한 신흥국증시 압박
장기화 가능성은 낮아
기업실적 개선 등 호재 여전
조정후 재상승 노린 전략유효
증시가 또 2월의 악몽을 이어갈 분위기다. 2월은 원래 가장 부진한 달이지만, 최근 3년은 유독 굵직한 사건이 많았다. 2009년 동유럽 재정위기 그리고 2010년 남유럽 재정위기가 각각 조정의 빌미였다면, 이번에는 이집트 사태와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다. 다만 지난 2년간 모두 3월 증시가 반등했다는 점과 아직 올해 기업실적에 대한 개선 기대감이 남아 있어 저점 매수 전략이 요구된다.
2008년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로 폭락했던 증시는 2009년 1월 7% 이상 반등했다. 하지만 동유럽 재정위기로 2월 증시는 다시 5% 이상 폭락, 전 달의 상승분을 대부분 까먹었다. 2010년에도 2월은 전년 말 불거진 남유럽 재정위기 여파가 이어지면서 약세로 마감했다.
하지만 2009년 3월 동유럽 재정위기가 서유럽의 지원으로 조기 봉합됐고, 국내 증시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본격 유입되며 최근까지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2010년 3월에도 남유럽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유로존의 노력으로 앞선 두 달간의 낙폭을 단숨에 회복했다.
올해도 이집트 사태로 2월 증시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동 주요국인 이집트 등의 정치불안은 유가를 자극, 가뜩이나 물가불안에 시달리는 신흥국 증시를 압박할 수 있다.
하지만 이집트 사태 본질이 정치불안인데다,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장기화할 가능성은 낮다. 선진국 경기 개선과 올 1분기 기업실적 개선 전망 등 호재는 여전해 3월 상승 추세 복귀 가능성이 점쳐진다.
강현기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상황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이집트 사태가 세계 경제의 구조적 하락을 이끌 만한 요인은 아니다. 당분간 국내 증시는 기간조정 가능성이 크지만 아시아권 선행경기의 턴어라운드라는 모멘텀을 앞두고 있다. 조정 후 재상승을 염두에 둔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선진국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감이 높다. 작년 4분기 실적이 확인되면서 실적바닥 시점이 올해 1분기에서 작년 4분기로 앞당겨졌다. 1분기 실적개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외국인도 인플레이션을 경계하겠지만, 최근 동향은 경기회복에 베팅하고 있는 만큼 추세적 이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2월 중 눈여겨봐야 할 업종으로는 IT와 자동차가 대표적으로 꼽혔다. 이집트 위기의 수혜주인 화학주에 대한 긍정적 조언도 많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 “기존 주도주인 화학ㆍIT 업종과 조정이 먼저 시작돼 가격 매력이 높아진 자동차 대표주에 대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설 연휴 불확실성을 피하고 싶다면 2월 중 저가 재매수를 위한 부분 현금화 전략도 괜찮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이아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진국 소비회복이 진행되면 IT와 자동차 등 소비재 업종의 이익개선 가능성이 높다. 이 부문 경쟁력이 높은 한국의 투자매력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길용 기자/ 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