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식당(속칭 ‘함바집’)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 동부지검 형사6부(여환섭 부장검사)는 달력을 줄줄이 채운 설 연휴가 남의 일이나 다름없다.
연휴 중에도 휴무 없이 수사 라인을 가동하고 있다. 검사와 수사관들이 겹치지 않게 돌아가며 연휴 중 하루 정도만 짬을 내 쉬는 수준이다.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게 일정을 조율하다보니 겉으로 보이는 청사의 모습은 연휴 전이나 다름 없다.
형사6부는 지난해 12월부터 줄줄이 터져나오는 연루 의혹에 대해 조사하느라 수사진의 피로가 상당히 축적된 상태다. 지검 내에서 검사 2명을 수혈받았지만 1달 넘게 계속된 고강도 수사는 녹록치 않다.
하지만 지난달 28일까지 피의자를 줄소환하며 벌여온 수사에 한창 박차를 가할 상황이라는 판단에 연휴를 챙기는 여유는 접어뒀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이례적인 대형 수사로 눈길 끌었던 북부, 서부지검 중 두 곳은 수사를 종결했지만 결과가 세간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을 받고 있는 점이 동부지검을 쉬지 못하게 한다.
청목회 입법로비 의혹을 수사했던 북부지검은 결과에 비해 초반 세몰이를 세게 한 수사라는 곱지 않은 시선과 여당과 야당의 비율을 맞춘 기소라는 비판을 받았다.
태광그룹과 한화그룹의 비자금 의혹을 캤던 서부지검은 로비 의혹에는 칼을 대지 못하고 이호진 회장만 구속한 채 나머지 피의자들을 불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서부지검 수사는 남기춘 지검장의 퇴진과 맞물려 ‘외압 논란’까지 불거졌다.
재경지검의 약진으로 기대를 모았던 사정 수사 중 동부지검만 남았다. 수사 결과에 따라 재경지검의 자존심 회복 여부가 걸려있다는 점이 동부지검 수사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도현정 기자@booung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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