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남매가 미국에서 살다가 페이스북을 통해 37년만에 기적적으로 만났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는 28일 스티브 이만과 샐리 블루 남매의 기막힌 사연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한미군이었던 아버지는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창말’(Chang-mal)이라는 곳에서 살면서 딸 샐리를 낳았다. 남매의 비극은 주한미군이었던 아버지가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시작됐다. 8개월간 유모의 도움을 받아 키우던 중 모두 함께 미국으로 돌아가려했지만 샐리의 아버지임을 증명하는 서류가 관계당국으로부터 승인이 나지 않자 우선 외할머니에게 샐리를 맡기고 떠났다.
스티브는 “부모님 말씀으로는 당시 유모가 외할머니를 찾아와 샐리를 보고 싶다며 며칠 데려갔다. 그런데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에 있던 부모님은 정착을 위해 애쓰던 상황이라 샐리 찾기에 전념할 수 없었고 이후 코니와 스티브를 낳았다.
부모님은 이후에도 샐리를 잊지 못했지만 샐리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스티브는 페이스북을 이용하면 누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지난해 8월 페이스북에 ‘샐리 이만’이란 이름의 프로필을 만들어 갖고 있던 누나 사진 12장을 올렸다.
이후 스티브는 확인작업을 거쳐 이달 초, 마침내 샐리와 전화통화를 했다. 스티브는 친자확인 검사를 해보자고 했지만 샐리는 “나는 내가 누군지 안다. 그런 건 필요없다”고 말했다.
샐리는 남동생의 존재를 몰랐기에 스티브와 만남에 더욱 놀라워했다.
샐리는 자신은 9세때 입양됐다고 말했다. 샐리의 새어머니는 그 옛날 유모의 딸이었고 미국인과 결혼했다. 샐리는 “부모님이 미국으로 떠나 유모가 자신을 맡은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남매의 어머니는 “미안하다”며 한참을 흐느껴 울었고, 이들 가족은 인터넷 화상전화를 이용해 그간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서로의 기억이 다소 엇갈리고 있지만 기적처럼 다시 엮인 가족의 끈은 끊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LA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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