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후 11시15분께 검찰청사를 나선 강 전 청장은 기자들이 현재 심경 등을 묻자 고개를 숙인 채 “물의를 빚어서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말한 뒤 은색 소나타 호송차를 타고 성동구치소로 향했다.
전.현직 경찰청장이 구속된 것은 2001년 말 ‘수지 김 피살사건’의 경찰 내사 중단을 주도한 혐의로 이무영 전 청장이 구속됐다 무죄 선고를 받은 이래 처음이다.
이날 강 전 청장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서울동부지법 이건배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로써 유씨의 ‘전방위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에 따르면, 강 전 청장은 2009년 4월부터 12월까지 건설공사 현장의 민원 해결, 경찰관 인사 청탁 등의 명목으로 함바 운영권 브로커 유씨에게서 17차례에 걸쳐 1억8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검찰이 유씨의 비리를 내사하자 그에게 4000만원을 주면서 외국 도피를 권유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지난 12일 강 전 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혐의 사실에 대해 충분한 소명이 이뤄졌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강 전 청장이 유씨에게서 받은 청탁과 금품 수수 사이의 대가성이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추가 물증과 관계자 진술을 확보해 지난 25일 영장을 재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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