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말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구속으로 시작된 ‘박연차 게이트’가 27일 대법원 선고로 연루자 사법처리 절차가 대부분 마무리됨으로써 약 2년 만에 사실상 막을 내렸다.
이날 박 전 회장에게 부정한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민주당 이광재 의원과 보좌관, 같은 당 서갑원 의원, 한나라당 박진 의원, 정대근 전 농협회장에게 유죄가 확정됐으며, 이상철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는 무죄가 확정됐다.
박진 의원은 의원직이 걸려 있던 2만 달러 수수 혐의가 무죄로 확정돼 의원직 유지에 성공했다.
이로써 ‘박연차 게이트’ 관련자 21명 중 19명의 사법처리가 모두 끝났고, 이날 대법원에서 사건이 파기환송된 박 전 회장 본인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의 상고심만 남게 됐다.
대검 중수부는 2008년 가을 세종증권 매각과 휴켐스 인수를 둘러싼 비리의혹 내사에 착수해 그해 12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와 후원자인 박 전 회장, 고교동창 정화삼씨 등 12명을 구속 기소했다.
2009년 2월 중수부장과 수사기획관을 교체하고 ‘특수통 검사’ 8명을 지원받는 등 전력을 보강한 수사팀은 그해 3월17일 이정욱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 체포를 신호탄으로 ‘박연차 게이트’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당시 검찰은 불과 보름 새 이 전 원장과 송은복 전 김해시장, 추부길 전 청와대홍보기획비서관, 장인태 옛 행정자치부 차관, 박정규 전 민정수석, 민주당 이광재 의원 등 6명을 구속하고, 한나라당 박진 의원과 민주당 서갑원 의원을 차례로 소환 조사했다.
‘박연차 리스트’가 떠돌면서 수사 대상자가 정치인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장과 판.검사, 경찰, 언론인, 국가정보원 고위관계자 등 70여명에 달한다는 말까지 흘러나왔다.
2009년 3월 말 노 전 대통령 측이 박 전 회장으로부터 500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자 검찰은 정상문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을 구속하고,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조사에 이어 4월30일 노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노 전 대통령은 같은 해 5월23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당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임채진 검찰총장은 수사를 서둘러 종결하고 사임했다.
중수부는 6월21일 박 전 회장을 포함해 21명을 기소하고 노 전 대통령 뇌물수수 의혹 부분은 내사 종결했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진행된 재판에서 박관용.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각각 벌금형과 집행유예, 박정규 전 민정수석 징역 3년6월,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징역 6년, 장인태 전 행자부 차관 징역 8월, 송은복 전 김해시장은 징역 1년이 확정됐다.
이정욱 전 해양수산개발원장은 징역 1년,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징역 1년6월, 김태웅 전 김해시장과 이택순 전 경찰청장, 김종로 전 부산고검 검사는 집행유예, 정대근 전 농협회장은 징역 5년이 확정됐다.
김정권 한나라당 의원과 이상철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광재 강원도지사와 민주당 서갑원·최철국 의원이 지사직과 의원직을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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