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가 식량 및 연료 가격 폭등으로 신흥국가에서 정권이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26일(현지시각) 제41차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가 열린 스위스 다보스에서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갖고 “이머징 마켓에서는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하는 반면 가처분 소득은 줄고 있다”며 “이미 우리가 중동 지역에서 보고 있듯 이 문제는 체제를 전복시킬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지난해 식량가격은 25%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며 국제석유가는 배럴 당 86.38달러로 지난 10년 간 평균치보다 53%나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고물가 속에 튀니지에서는 23년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이집트와 알제리에서도 정권 교체를 요구하는 폭동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각 국 정부가 식량수입에 들인 비용도 전년대비 20% 증가한 1조 달러를 넘어섰다. 루비니 교수는 “상당수 신흥 국가에서는 식량과 에너지, 교통 비용이 소비자 가격지수의 3분의2를 차지한다”며 “이들 항목의 가격이 오르면 상당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세계 최대의 식품그룹인 네슬레의 페터 브라벡 회장도 세계 식량가격의 상승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브라벡 회장은 25일자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 기사에서 “2008년 금융 위기로 식량가격 상승추세에 급제동이 걸렸으나 이번엔 오래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농작물 경작지를 바이오디젤 생산으로 전용한 것은 “미친 짓”며 곡물연료 금지가 식품가 인플레이션의 해법중 하나라고 밝혔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