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가 미화원ㆍ경비원 노동자들을 집단해고하며 불거진 이른바 ‘홍익대 사태’가 학교와 노동자 간의 맞고소로 이어지며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11일 홍익대가 서울 마포경찰서에 업무망해와 건조물 침입, 감금 등 혐의로 이숙희 공공노조 서경지부 홍익대 분회장 등 노조 관계자 6명에 대해 고소ㆍ고발장을 제출한데 이어, 27일 노조는 홍익대를 상대로 최저임금법위반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고소장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홍익대 미화원ㆍ경비원 노동자 140여명은 학교측의 계약해지에 반발해 지난 3일부터 24일째 서울 마포구 홍익대 문헌관 6층 총장실 앞에서 무기한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는 27일 오전 10시 홍익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익대 측을 상대로 고용승계 및 성실한 교섭을 요구했으나 오히려 노조 간부 6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 하였고, 새로운 용역업체에 대한 입찰 절차를 강행하고 있다”며 학교 측을 고소한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이하 민변 노동위원회)등 4개 법률단체들은 이날 공동법률지원단을 구성해 노조에 대한 법률 지원을 맡기로 했다. 법률지원단은 이날 홍대를 상대로 최저임금법 위반 및 부당노동행위로 각각 노동부 서부지청과 서울 서부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법률지원단은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에 못미치는 월 75만원의 월급을 받아왔으며, 노동조합을 결성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전명훈 민변 노동위원회 간사는 “홍대 사태가 사회적으로 큰 현안이 되고 있다. 이번 사안과 관련된 법적 근거를 검토하면서 최저임금법위반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하게 됐다. 또한 학교 측이 노조 간부를 형사고발한 상태라 이들이 기소될 경우 형사 변론도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홍대 사태가 불거지면서 다른 대학교의 청소시설관리노동자의 처우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동국대 청소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 준수와 주 5일 근무 등을 요구하며 노동조합을 조직, 이후 한달 만에 학교 측에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 이후 학교 측이 새롭게 계약한 용역업체는 노조원을 대상으로 채용공고를 냈지만 이들 중 면접 통보를 받은 사람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처우가 개선된 경우도 종종 있다.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들은 지난 2007년 노조를 조직한 후 월급이 30여만원 이상 오르는 등 노동환경과 처우가 개선됐다. 삼육대의 경우는 다른 학교와는 달리 29명의 청소노동자 중 21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안정된 노동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수진 기자@ssujin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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