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중에서 톡톡 튀는 며느리 역을 많이 해서인지 중국인들은 배우 하이칭(海淸ㆍ33)을 국민 며느리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이 별명을 얻게 된 것은 2006년 드라마 ‘솽몐자오(雙面膠)’ 때문이다. 이 드라마에서 하이칭은 세련되고 애교스러우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는 전형적인 상하이(上海) 여성으로 분했다.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고부간의 갈등을 다소 엽기적인 방식으로 헤쳐나가는 역을 맡으며 국민 며느리라는 애칭과 함께 높은 인기를 누렸다.
하이칭의 본명은 황이(黃怡)다. 2002년 ‘위관인(玉關音)’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데뷔했지만 사실은 일곱살 때 TV 드라마에 출연한 아역배우 출신이다.
그녀는 학창시절 무용을 전공한 후 장쑤(江蘇)성 극단에서 연기 생활을 계속 해오다, 1997년 베이징영화학원 문화과에 수석으로 합격하며 두번째 연기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에도 그녀가 주로 맡은 역할은 캐릭터가 강한 역할이었다. 스스로도 “내 안에는 여러가지 캐릭터가 숨어 있는데, 특히 연기를 할 때 독종 캐릭터가 빛을 발한다”고 말했을 정도로 신들린 연기가 나온다고 한다.
하이칭은 2009년 중국 최고의 인기 드라마인 ‘워쥐’에서도 내집마련을 위해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 30대 여성 궈하이핑으로 나왔다. 집없는 중국 젊은 부부들의 무릎을 ‘탁’ 치게 한 실감나는 연기로 그 해 최고의 여배우상을 받았다.
인기가 올라가자 그녀의 사적인 부분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면서 이미 결혼했고 아이도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대해 일절 언급을 피했던 하이칭은 지난해 천카이거(陳凱歌)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자오스구얼(趙氏孤兒)’을 찍으며 처음으로 자신의 신상에 대해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영화에서 아기에게 모유 수유하는 장면을 대역 없이 소화했는데, 하이칭은 “내 아들이 생각난다”고 말하면서 그간의 소문을 인정했다. 남편은 고교 동창으로 국유기업에서 일하고 있으며 4~5세 된 아들이 하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칭은 주연감 외모는 아니지만 뛰어난 캐릭터 소화 능력 때문에 주연을 능가하는 주목을 받곤 했다. 그리고 이제는 주연 배우로 우뚝섰다. 또 ‘솽몐자오’, ‘왕구이위안나’, ‘워쥐’ 등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히트를 치면서 ‘흥행보증 수표’ 여배우로 손꼽힌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