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 남동쪽 외곽의 도모데도보 국제공항에서 24일 오후 4시32분(현지시간) TNT 7kg 강도의 강력한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최소 35명이 숨지고 180여명이 부상했다고 러시아 비상대책부가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보건사회개발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부상자 가운데 30여명이 중태여서 사상자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3면
러시아 공항 테러 사상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이번 테러의 배후로 이슬람 과격단체와 체첸 반군이 지목되는 가운데, 사고 현장에서 테러범으로 추정되는 30대 아랍계 남성의 시신 일부가 발견돼 수사당국이 신원파악에 나섰다.
현지 언론은 정보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 이번 테러에 대한 사전 경고가 있었으며 이번 사건의 용의자가 3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의 수사를 맡은 조사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이번 폭발이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국제선 수하물 수취대가 아니라 국제선 입국 대합실 부근에서 일어났다고 밝혔다. 옐레나 갈라노바 공항 대변인은 “폭발이 마중객들이 쉽게 접근하는 국제선 입국 일반홀에서 일어났다”면서 이에 따라 민간인 피해자가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사망자 명단이 발표되지 않은 가운데 AP통신은 영국인 여행자 2명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주러 한국대사관 측은 현재까지 한국인 피해자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로 러시아 각 공항의 보안 수준이 한 단계 격상된 가운데 2014년 동계올림픽 및 2018년 월드컵을 유치한 러시아의 안전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또한 향후 러시아의 외국기업 투자유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한편, 이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인들을 겨냥한 만행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무고한 시민들을 향해 사전계획된 이번 공격을 계기로 미국민들은 러시아 국민들과 단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수뇌부도 비난 성명을 발표하는 등 국제사회는 이번 테러를 한목소리로 규탄하고 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