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아파트 가운데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전세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대문구로 서울에서 유일하게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전세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강동구로 3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전세비율이 높은 곳에서는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전셋값 강세가 매맷값 변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이달 21일 현재 서대문구의 전세가율은 50.9%로 전셋값이 매맷값의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서울지역 평균(41.7%)에 비해 9.2%포인트 높은 것으로, 서울에서 전세가율이 50%를 넘은 곳은 서대문구가 유일하다. 이어 관악구가 48.9%로 50%에 육박했고, 중랑구(48.7%), 동대문구ㆍ성북구(48.4%), 중구ㆍ구로구(48.1%), 종로구(47.9%), 금천ㆍ동작구(47.4%) 등의 순이었다.
전세가율이 높다는 것은 매맷값보다 전셋값 상승폭이 크다는 것으로 주택 구입 수요에 비해 전세 수요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비해 고가 아파트와 재건축 대상이 많은 강남·용산권역은 최근 전반적인 전셋값 강세에도 불구하고 전세비율이 40% 미만이었다.
전세가율이 가장 낮은 곳은 35.6%를 기록한 강동구로 서대문구에 비해 15.3%포인트 낮았고, 강남ㆍ용산구 35.8%, 서초구 3.81%, 송파구 38.3% 등의 순으로 전세비율이 낮았다.
1기 신도시(45.1%)에서는 산본(52.3%)로 가장 높았고, 평촌도 50.4%로 절반 상이었다. 신도시중 매맷값이 상대적으로 높은 분당(42.1%)과 일산(43.9%)은 전세비율이 평균 이하였다.
경기도(45.6%)에서는 평택시의 전세비율이 56.5%로 가장 높았고, 오산시(52.7%), 수원시(52.6%), 안성시(52.4%), 이천시(52%), 의왕시(51.8%), 군포시(50.8%), 광명시(50.4%) 등 전체 25개시 가운데 10개시가 50%를 넘어섰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몰려 있는 과천시는 32.8%로 서울 포함 수도권을 통틀어 전세비율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매맷값에 비해 전셋값 상승폭이 가팔라지면서 일부 전세비율이 높은 곳은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관악구 봉천동 동아타운, 도시개발 아파트 단지와 구로구 구로동 삼성래미안 등지는 연초부터 중소형 아파트의 전세난이 심화되자 전세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매매로 돌아서고 있다.
수원시 영통지구와 용인 죽전 일대도 전세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주택 구입에나서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계속할 경우 매매로 전환되는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지방은 전세비율이 60%를 넘어서야 매매로 전환되지만 수도권은 평균 50%, 강남권 등 인기지역은 40%만 넘어도 매매로 전환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다만 부동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다면 매맷값 상승폭은 과거에 비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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