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미성년자와 성매매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총리 별장에서 열린 난잡한 파티의 사진과 동영상을 확보했다고 영국의 일간 더타임스 인터넷판이 24일 보도했다.
검찰은 베를루스코니의 자택 만찬에 참석한 여성 다수가 거주하는 밀라노의 아파트에서 압수한 컴퓨터와 휴대폰에서 문제의 파티 사진과 동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베를루스코니의 ‘미성년 성매매’ 상대로 지목된 벨리댄서 카리마 엘 마루그, 일명 ‘루비’가 지난해 4월 총리 별장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입수한 자료를 뒤지고 있다.
당시 파티에 함께한 나디아 마크리라는 여성은 베를루스코니와 성관계를 가졌으며 현장에서 마루그와 함께 대가를 제공받았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검찰은 24일 마크리를 다시 불러 심문할 계획이다.
베를루스코니는 지난해 2월부터 5월 사이에 당시 17세로 미성년자이던 마루그에게 금전적 대가를 제공하고 성관계를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채, 검찰이 제시한 시한인 23일까지 출두명령에 응하지 않았다.
변호인은 검찰에 사건의 관할권이 없으며 이번 사건은 각료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법정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를루스코니는 여당 자유국민당(PdL) 행사에 보낸 전화 메시지를 통해 “나는 도망가지도 물러나지도 않을 것”이라며 “내 자신을 보호하고 유권자들의 뜻을 거스르려는 시도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를루스코니는 또 “2010년 초부터 아르코레에 있는 내 별장에 오는 전 방문객의 전화가 도청 대상이 됐다”며 “민주국가에서 총리가 이런 통제와 감시의 대상이 되는 게 정상이냐”고 반문했다.
마루그 역시 최근 언론에 출연해 총리로부터 성관계 대가로 7000유로(1070만원 상당)를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 부인하면서, 재정적 난관에 봉착했을 때 총리가 선물로 (돈을) 줬다고 주장했다. 마루그는 또 총리가 절대로 자신에게 손을 댄 적이 없으며 자신의 어려움을 들어주기만 했다고 말했다.
반면, 베를루스코니 소유의 방송 채널에서 댄서로 일하는 마리스텔 가르시아 폴랑코(25)라는 여성은 지난 22일자 이탈리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총리와 성관계를 가졌으며 방송 출연기회를 얻도록 도움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의 성매매 여성 ‘공급책’으로 알려진 TV 진행자 에밀리오 페데는 작년 4월 파티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페데는 언론을 통해 질펀한 파티가 열렸다고 알려진 소위 ‘붕가붕가 파티룸’은 함께 춤을 추거나 영화를 보는 장소일 뿐이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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