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한적한 도로에서 200km가 넘는 속도로 자동차 경주를 벌인 폭주족 146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과는 24일 밤 도로에서 고속으로 질주하며 자동차 경주를 벌인 혐의(도로교통법상 공동위험행위 등)로 현직 프로야구 선수 고모(27)씨 등 폭주족 146명을 적발, 이모(28)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는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8년부터 지난 해 12월까지 서울 북악 스카이웨이와 남산 소월길, 인천 북항, 오이도, 경기 성남 갈마산 등지에서 710차례에 걸쳐 최고 200㎞가 넘는 고속 질주로 ‘드래그 레이스’ 등 각종 경주를 하며 교통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드래그 레이스는 400m 직선 도로에서 차량 2대가 고속질주로 승패를 가리는 자동차 경주다.
이날 적발된 폭주족 중에는 현직 프로야구 선수와 프로골퍼, 성형외과 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를 비롯해 해병대 현역 장교와 국립대 시간강사, 공익근무요원, 심지어 가정주부와 고등학생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경주에 투스카니와 제네시스 쿠페 등 국산 스포츠카와 포르셰 카레라 S, 페라리 360, BMW 335i, 마쓰다 RX-8, 닛산 GT-R 등 수억 원을 호가하는 고급 외제 승용차를 동원했다.
또 이들은 드래그 레이스 외에도 차량을 360도 회전시키거나 옆으로 미끄러지게 하는 ‘드리프트 레이스’는 물론 고갯길에서 빠른 속도로 과격하게 운전하거나 올림픽대로 등 간선도로에서 차량 사이를 빠져나가며 추월하는 위험한 레이스도 즐겼다. 모터스포츠 관련업체 대표 방모(28)씨는 무등록 자동차운전학원을 운영하며 아마추어 레이싱 선수들과 함께 수강생에게 드리프트를 가르치고 함께 경주를 벌여 사실상 폭주족을 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동안 드리프트 레이스를 하면 과태료 처분에 그쳤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일반교통방해 혐의를 적용해 입건했다”며 “폭주 자동차 운전자 모두 면허를 취소하고 2년 동안 다시 못 따게 하는 등 강력히 대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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