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팔자’로 국내 증시의 조정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외국인 매수 강도 둔화로 추가 조정을 염두에 둔 보수적인 대응을 권하고 있다.
지난주 외국인은 4966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21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총 6366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으나 지난달의 3조6912억원에 비해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전주말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2076포인트를 하회했던 코스피는 24일에는 오전 9시 41분 현재 기관 매수세를 업고 전일 대비 0.2% 정도 반등하고 있다. 그러나 당분간 상승폭은 제한적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음달 국내 증시는 2000~220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홍순표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단기적으로 2070~2100선의 좁은 박스권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외국인의 이탈 조짐이 신흥 아시아 증시에서의 공통 분모라는 것이다.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4개국 증시에서 1월 외국인은 남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됐던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순매도로 전환했다.
중국에서 아시아 국가로의 인플레 전이와 이로 인한 긴축 정책이 경기 및 기업 이익 둔화 우려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경기 회복세에 대한 확신으로 미국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자는 관심이 높아진 미국 등 선진국 증시로 자금을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최근 2년간 수익률이 높았던 신흥지역에 대한 차익실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같은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은 당분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아직 외국인의 ‘팔자’를 기조적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재신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긴축 정책 우려가 유동성을 위축시키나, 당분간 선진국 특히 미국의 확장적 통화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위험자산에 대한 기조적인 유동성 위축은 전개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최대 관심은 외국인의 복귀 시점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오는 3월을 전후로 국내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과 유럽 재정위기의 불확실성 완화 등이 원화 강세로 이어져 다시 외국인의 매수세를 자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영화 기자 @kimyo78>
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