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이 주말과 겹칠 때 금요일이나 다음 월요일에 하루를 쉬도록 하는 ‘대체 공휴일제’의 올해 도입이 사실상 무산됐다.
24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 부처 간 대체 공휴일제 도입을 놓고 이견이 커서 지난해 진전이 없었으며 국회에서도 관련법 처리가 흐지부지됐다. 특히 정부는 올해 경제정책 방향 발표에서 대체 공휴일제라는 단어조차 언급하지 않아, 대체 공휴일제를 검토하고 있지 않음을 내비쳤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대체 공휴일제와 관련해 제대로 검토한 바 없었으며 올해도 대체 공휴일제 도입에 대해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부처 중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관광산업 진흥을 위해 대체 공휴일제에 적극적이지만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와 재정부, 지식경제부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문화부는 2009년 11월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회의에서 대체 공휴일제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하면서 2010년 말까지 부처간 협의를 마치겠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문화부는 대체휴무를 도입하면 금~일요일, 토~월요일 등 사흘 연휴가 늘어 여가활동이 증가하고 이를 통해 관광 등 내수기반을 확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9월 국회에 제출된 문화부 보고서는 대체공휴일 도입시 35조원의 편익과 더불어 10만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재정부 등 경제부처들은 선진국보다 우리나라의 휴일 수당이 높은 현실을 바꾸지 않은 채 대체 공휴일제를 도입하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고 우려해 결국 부처 간 이견 조율은 이뤄지지 않았다.
정치권에서 대체휴일제 도입 논의는 지난해 4월 이후 지지부진한 상태다.
일부 의원들이 지난해 추진했던 ‘공휴일에 관한 법률안’은 한글날을 공휴일로 정하고 공휴일이 다른 공휴일과 겹칠 때에는 공휴일 다음의 첫 번째 비공휴일 하루를 공휴일로 하자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지난해 민주당은 대체휴일제 관련 법안을 중점 추진 법안으로 선정해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에서 이같은 입장을 한나라당에 전달했지만 국정감사 일정이 시작되면서 추가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정부가 휴일 근무수당 증가 등으로 인한 재계의 인건비 가중 문제와 생산성 저하를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는데다 한나라당내 다수 의원들이 견해를 같이 하고 있어, 올해 국회에서 법안 통과가 사실상 힘들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정공휴일은 14일로 토ㆍ일요일을 합치면 주5일 근무자를 기준으로 휴일이 118일이다.
그러나 매년 최소 3일, 최대 8일이 주말과 겹쳐서 실제 쉬는 날은 110~115일이다. 2009년과 2010년에는 쉬는 날이 각각 110일과 112일이었다. 이는 중국.대만.홍콩(이상 120일), 일본(119일) 등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헤럴드 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