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2일 올해 신년 국정연설에서 주로 일자리 창출과 미국의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에 대해 언급할 것이라고 사전 공개해 관심이 모아진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국정연설을 사흘 앞두고 이날 지지자들에게 보낸 온라인 영상을 통해 “나의 첫 번째 초점은 우리는 경쟁력이 있고, 성장하고 있으며,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는 점을 확실히 하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는 재정적자를 줄이는 방안도 이번 연설의 또다른 핵심 초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대통령이 매년 초 의회에서 하는 신년연설에 대해 이처럼 사전에 설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재선 행보를 본격화하는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특히 임기반환점을 넘긴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좀처럼 낮아지지 않고 있는 실업률 등 경제가 최대 도전과제라는 지적을 감안할 때 경제를 화두로 한 이번 신년연설의 의미를 재차 강조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실제 전문가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신년연설을 기점으로 기존에 단기적인 안정을 추구해온 경제정책의 초점을 앞으로는 일자리 창출과 장기적인 성장에 맞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주 인터넷ㆍ라디오 주례연설에서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경기회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해외시장의 활로를 개척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되고 있다.
또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책임있는 방식으로’ 재정지출을 줄이겠다고 밝힌 것은 재정적자 문제를 적지않은 부담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엿보게 한다고 전문가들은 해석했다. 이와 관련, 공화당은 하원 예산위원장을 맡고 있는 폴 라이언 의원(위스콘신)을 오바마 대통령 국정연설 이후 예정된 야당 대표연설의 주인공으로 선정, 재정적자 문제에 대한 공격을 예고했다.
이번 신년연설에서는 민주ㆍ공화당 의원들이 당별로 자리를 나눠앉는 관행을 깨고 섞어 앉기로 해 애리조나 총기난사 사건 이후 미국 정치권의 ‘화해 분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예상됐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런 점을 감안한 듯 이날 “공화당ㆍ민주당ㆍ무소속이 국민으로서 하나가 되고, 치열한 논쟁을 하면서도 공통 분모를 찾으려는 노력을 한다면 우리는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신년 국정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또 최근 공화당 주도로 하원을 통과한 건강보험개혁법 폐지안에 대한 입장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고 의회전문지 더힐이 이날 보도했다. 이는 민주당이 법안 수정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법안을 폐기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을 비판하거나 화해 모드를 취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오는 27일 오후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이번 국정연설에 관한 네티즌과의 질의ㆍ응답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이와 함께 백악관은 물론 정부 부처들도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정책에 대한 네티즌들의 질문을 받을 예정이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