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경찰서는 21일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며 수백억원의 판돈을 걸고 사람들을 유혹해 수십억원을 챙긴 조 모(29)씨 등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이 챙긴 돈은 모두 29억여원. 그러나 이들이 가진 돈은 2억4000여만원에 불과했다. BMW, 벤츠 등 고급 외산승용차를 구입하는 등 돈을 탕진했기 때문이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 등은 2009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1년 동안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정회원 1000여명을 상대로 각종 스포츠 및 온라인게임의 승패, 점수차를 배팅하게 하는 수법으로 212억원 상당의 스포츠복권 투표권을 발행하고 29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합법적으로 운영중인 스포츠토토보다 높은 배팅금액과 배당금을 제시하며 사람들을 유혹했다.
경찰은 조씨 등이 1인당 배팅금액을 최고 300만원, 배당률을 배당금의 최고 90%까지 제시하는 등 높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며 스팸 문자 등을 보내는 방법으로 회원을 모집했다고 밝혔다. 스포츠토토는 배팅금액은 1인당 10만원, 배당률은 배당금의 75%다.
조씨 일당은 또한 전체 회원 중 1000여명을 선별해 이들에게만 정기적으로 바뀐 도박사이트 도메인과 입ㆍ출금 계좌번호를 알려줬다. 또한 1000여명의 정회원을 모집한 뒤에는 더 이상 신입회원을 받지 않고 광고도 하지 않는 등 철저히 ‘비밀도박사이트’ 원칙을 고수했다.
이들은 중ㆍ고등학교 동창생들로,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일본에 서버를 구축하고 대포통장과 대포휴대폰 등을 사용한 것으로 경찰은 밝혔다.
이같은 수법으로 수십억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정작 조씨 등은 대부분의 수익을 BMW, 벤츠 등 고급 외제승용차를 구입하거나 해외원정도박을 즐기는 등 유흥비로 대부분 탕진했다.
경찰 검거 당시 이들의 계좌에 남아있는 돈은 2억4000만원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사이트 회원 가운데 배팅금액이 500만원 이상인 500여명을 상습도박 혐의로 추가 입건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이 고액 배당을 미끼로 홍보해 회원을 모집하지만, 실제로 배당금을 환급해 주지 않고 잠적하는 사례도 많이 발생한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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