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004170)가 21일 장중 60만원을 돌파하며 기업 분할 소식에 화답하고 있다. 3세 경영 가속화와 기업 가치 상승 가능성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신세계는 지난 20일 “백화점과 이마트 사업부를 인적 분할해 2개의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다음달 이사회 의결과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동의를 구한 후 5월 중 기업 분할을 실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기업 분할 결정을 두고 증권가에선 그룹 후계구도의 윤곽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구 현대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는 신속한 의사 결정을 분할 이유로 들었지만, 속내는 형제간에 재산을 나누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에는 신세계푸드, 신세계건설 등이, 정유경 부사장이 맡게 될 백화점에는 조선호텔, 신세계인터내셔널 등이 포함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지영 LIG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결정이 이마트를 독립 법인으로 설립해 정 부회장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장기적으로는 남매에게 기업을 분할하기 위한 기반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마트에 가려 있던 백화점 부문의 가치가 주목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연구원은 “백화점 부문이 이마트의 실적 부진 리스크에서 벗어나 기업 가치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성장 정체를 보이는 신세계에 국면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고, 각 부문의 전문성과 추진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하이투자증권은 신세계의 기업 분할 결정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라고 평가했다.
박종대 연구원은 “이미 사업 부문별로 별도의 조직과 시스템에 의해 운용되는 만큼 시너지 효과의 소멸을 논하는 것은 무리지만, 독립 후 두 회사의 개별 기업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도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