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양화대교 공사예산을 전액 삭감한 시의회에 공사예산을 다시 편성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의회는 “한강운하 사업의 일환이기 때문에 예산을 줄수 없다”는 입장이다.
양화대교 구조개선 공사는 다리 교각 사이를 넓혀 선박이 운항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오세훈 시장의 역점 사업인 서해뱃길 사업(서울~중국 뱃길 조성)의 하나다. 양화대교 구조 변경 공사는 45m의 좁은 교각 사이를 유람선과 요트 등이 넉넉하게 다닐 수 있도록 112m로 넓히려는 것. 총사업비 415억원 중 263억원이 투입됐다. 지난해 2월 착공됐으며 하류 측 교량은 마무리 단계에 있다.
지난해 민선 5기 지자체 선거 이후 여소야대 국면으로 전환된 일부 민주당 시의원이 양화대교 공사 중단을 요구해 오세훈 시장은 새로 구성된 시의회와 소통하겠다는 의지로 협의후 공사 재개를 한다는 방침아래 공사를 중지했었다.
이후 시의회가 지난해 7월 1일 공식적으로 개원한 후 시의원들과 함께 현장 방문을 방문 공사 중단에 따른 시민 이용불편 등 사업추진 불가피성에 대해 설명해 중단 84일 만인 9월 14일 공사를 재개했다.
그러나 지난해 시의회에서 양화대교 구조개선사업이 한반도 대운하 사업과 연결된 서해뱃길사업에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양화대교 잔여예산 182억원 전액을 삭감해 다시 공사가 중단됐다.
현재 하류 쪽 상판이 철거되고 다리 옆에 임시 교량이 설치돼 위에서 보면 도로가 ‘ㄷ’자 형태로 굽어 있다. 지난 7일에는 버스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시의회는 양화대교에서 사고가 나자 침묵으로 일관하다 일부에서 비난이 제기되자 장환진 민주당 시의원은 “예비비를 사용해서 하류측만 완공하는 것은 허용하겠다”고 발표 하기도 했다.
이에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예비비의 사용처는 한정돼 있는데 의원 한명이 예비비 사용을 허락하는 것도 우스운 이야기”라며 “다른 삭감된 예산도 아무 의원 예비비를 사용해도 된다고 하면 괜찮은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시는 20일 공사중단으로 잦은 사고가 발행하고 있다며 182억원을 재편성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류는 물론 상류 쪽도 공사를 다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하류 쪽만 할 경우 상류 쪽 아치 제작비 30억원 등 이미 들어간 시민들의 혈세 60억원이 버려지게 된다”며 “기형적으로 생긴 다리 모양은 국격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한강을 서해와 연결해 서울을 수변도시로 만들어 도시경쟁력을 증대시킬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린다”고 덧붙였다. 또 예산 삭감 과정에서 올해 반드시 상환해야 할 30억원의 채무까지 삭감했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지금 양화대교는 세입자가 전주인에게 허락을 맞고 집을 보수 하고 있는데 집을 팔았는데 새 주인이 보수공사를 중단하라는 꼴”이라며 “행정의 연속성을 위해 비록 당이 다르다고 해도 지속사업은 계승해 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
또 다리 교각을 넓힌다고 해서 서해뱃길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며 선착장도 만들어야 하고 한강도 준설해야 하는데 그부분의 예산을 안주면 되는데 굳이 시민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 민주당 측은 “양화대교 공사비를 일부라도 줄 경우 서울시가 이를 빌미로 상류 측 공사까지 강행할 것으로 판단해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며 “하류 쪽만 아치형으로 되더라도 다리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 도리어 기형적인 다리를 보며 예산 낭비의 사례로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용 기자 @jy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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