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은행들이 생산성 강화를 위해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최근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에 앞서 4급이하 직원에 대한 호봉제를 폐지하고 개인별 성과급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SC제일은행은 “직원들의 동기 부여를 위해 보상과 개인의 성과를 연동하는 변동급을 도입하고 임금인상률도 개인 성과에 따라 차등화하겠다”고 밝혔다.
SC제일은행은 또 성과가 낮은 직원들에 대한 관리도 더욱 엄격히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기존에는 매년 지점장들을 평가해 영업실적이 하위 5~10%인 지점장에 대해서는 개인별로 목표치를 준 뒤 1년 동안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연봉을 18% 삭감했다.
그러나 앞으로 ‘저성과자’의 경우 주어진 목표 달성률이 50% 미만이면 최대 연봉의 45%를 삭감하고, 대상도 지점장급에서 4급 이하 직원들까지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SC제일은행 노조는 “사측이 급여체계를 개편하고 저성과자에 대한 제제를 강하게 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이들을 퇴출해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은행 측 제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국민은행 노사도 임금 체계 변경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은행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방편으로 일정 연령부터 직원의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를 폐지하는 대신 매년 명예퇴직을 시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만, 노조 집행부 교체기인데다 실적 부진 직원에 대한 교육을 담당할 성과향상추진본부 신설에 따른 이견 등으로 노사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 노사 역시 충청지역본부의 임금 체계 개선 등에 대한 이견으로 지난 10일 임단협을 중단한 상태다. 외환은행의 경우 반기마다 시행하는 인사고과와 성과평가를 놓고 하나금융의 인수 저지 투쟁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대하는 노조와 정상 평가 방침을 고수하는 은행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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