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폿랩’에 대한 규제로 목표전환형 펀드가 반사이익을 볼지 주목된다.
1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운용순자산 10억원이상 공모 목표수익률 전환형 펀드 37개의 운용설정액은 626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목표전환형 펀드는 대량 환매의 무풍지대였다.
지난주 출시된 삼성자산운용의 ‘삼성프리미어리더스목표전환펀드’와 ‘삼성리딩섹터스마트목표전환펀드’로는 총 1000억원 가까이 뭉칫돈이 몰렸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인기를 끌어온 스폿랩은 랩 상품의 일종으로 일정 목표 수익률에 이르면 자동 상환되는 것이 특징이다.
목표전환형 펀드 역시 주식시장에서 ‘치고 빠지기’ 전략을 구사하는 점에서 스폿랩과 유사하다. 두 상품간 차이는 목표 수익률 달성 후 현금으로 상환되는 스폿랩과 달리 목표전환형 펀드는 채권형으로 전환되는 점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수익률 상단을 제한하는 목표 수익률 전환형 펀드는 대세 상승장 보다는 대세 하락장이나 변동성 장세에서 활용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한편 금융 당국은 아직 목표수익률 전환형 펀드에 대한 규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두 상품 모두 단기 수익률을 목표로 운용되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을 높이기는 하지만, 목표수익률 전환형 펀드는 목표 수익률 달성 후 채권형으로 전환, 증권시장내 돈이 머문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목표전환형 펀드도 상승장에서는 채권형으로 전환된 후 환매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사실상 스폿랩과 다를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8월 107억원 규모로 설정됐던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신수종산업목표전환2호 펀드’는 지난 4일 목표수익률 12% 달성 후 채권형으로 전환되면서 설정액이 2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해 9월 101억원 규모로 설정돼 지난 12일 목표수익률 16%를 달성한 현대자산운용의 ‘현대중국으로 뻗어나가는 대한민국 타겟플러스 펀드’도 채권형으로 전환된 이후 설정액이 30억원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스폿랩만 규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kimyo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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